’문제인사들이 문제회장 뽑았다’…NHK 자질 논란

’문제인사들이 문제회장 뽑았다’…NHK 자질 논란

입력 2014-02-05 00:00
수정 2014-02-0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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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 “경영위원 하세가와 우익단체 인사 자살 미화”

NHK 신임회장의 일본군 위안부 망언에 이어 회장을 선출한 NHK경영위원회 구성원들의 문제 언행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5일 NHK 경영위원인 하세가와 미치코(長谷川三千子) 사이타마(埼玉)대 명예교수가 자살한 우익단체 인사를 예찬하는 글을 썼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하세가와 교수는 작년 10월 한 모임 때 참석자들에게 배포한 글에서 우익정당 ‘바람회’ 소속 노무라 슈스케(사망 당시 57세)씨의 자살에 대해 “인간이 자신의 죽음으로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도 믿지 않는 자들의 눈앞에서 노무라씨는 신에게 죽음을 바쳤다”고 적었다.

자신이 이끌던 바람회를 야유하는 내용의 ‘주간 아사히’ 삽화에 불만을 품은 노무라씨는 1993년 10월20일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를 항의방문, 신문사 고위인사들과 면담하던 중 권총으로 자살했다.

하세가와 교수는 문제의 글에서 노무라씨가 일왕의 이름을 불렀을 때 “우리나라의 폐하(일왕)는 다시 현세에 살아있는 신이 됐다”고 적었다. 또 아사히 신문에 대해서는 “그들(아사히 신문 관계자들) 만큼 사람의 죽음을 받을 자격에 미달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부연했다.

여성인 하세가와 교수는 또 지난달 6일 우익매체인 산케이 신문에 게재한 칼럼에서 “여자가 집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고, 남자가 아내와 자식을 부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여성의 사회진출을 촉진하는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을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다.

아울러 또 다른 NHK 경영위원인 작가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씨는 지난 3일 도쿄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타모가미 토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의 지원연설을 하면서 난징(南京)대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가까운 극우성향 인사인 하세가와와 햐쿠타씨는 작년 11월 친(親) 아베 성향의 NHK 경영위원 4명이 새로 선임됐을 때 경영위에 진입했다.

NHK 경영위는 NHK의 사업계획과 예산의 의결, 회장의 임명·파면 등 권한을 가진 NHK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중·참의원의 동의를 얻어 총리가 임명하는 위원 12명(임기 3년)으로 구성돼 있다.

NHK 측은 비상근직인 경영위원이 자신의 사상과 신조에 근거해 행동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망언을 한 경영위원들이 임명에 관여한 모미이 가쓰토(인<米+刃>井勝人) NHK 신임 회장이 지난달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쟁지역에는 어디나 위안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문제있는 인사들이 문제있는 회장을 뽑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양상이다. 이런 논란이 NHK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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