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의 총리가”…아베 ‘페이스북 공방’ 파문 확산

”일국의 총리가”…아베 ‘페이스북 공방’ 파문 확산

입력 2013-06-18 00:00
수정 2013-06-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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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심의관을 직설적으로 비난한 발언 등을 둘러싼 파문이 커지고 있다.

발단은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다나카 전 심의관의 지난 12일자 마이니치(每日)신문 인터뷰 기사. 다나카씨는 이 인터뷰에서 고노담화와 무라야마담화를 둘러싼 아베 총리의 발언과 각료들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을 들어 일본이 해외로부터 “우경화되고 있다고 인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곧바로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다나카씨는 “외교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면서 일본인 납북피해자들이 2002년 일시방문 형식으로 일본에 귀국했을 당시 다나카씨가 이들을 다시 북한으로 돌려 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등 “외교관으로서 결정적인 판단 실수를 했다”고 작심한 듯 비판을 퍼부었다.

그러자 제 1야당인 민주당의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간사장이 아베 총리는 이러한 비판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는 글을 14일과 15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최고 권력자인 총리가 지금은 민간인으로 표현의 자유가 있는 사람에게 그런 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었다.

아베 총리도 호소노 간사장의 비판에 페이스북으로 응수했다. 그는 16일 심지어 해외 순방 중인 폴란드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다나카씨는 ‘외무성 전 간부’의 직함으로 언론에 견해를 밝혔기 때문에 일개 개인이라는 호소노 간사장의 인식은 요점을 벗어났다는 비판이었다.

그러자 호소노 간사장도 17일 “요점을 벗어난 것은 총리 자신으로 내가 우려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면서 총리는 넓은 아량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나카 전 심의관도 16일 한 TV 방송에서 마이니치신문 인터뷰는 “신념을 갖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다나카씨를 개인 공격한 것은 아니라고 옹호했지만, 자민당내에서도 정책에 집중해야 할 때 총리가 야당과 페이스북 공방을 벌이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朝日)신문은 18일자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는 다나카씨가 지적한 ‘우경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채 2002년에 있었던 자신(당시 관방부장관)과 다나카씨와의 의견대립을 부각시켰다면서 “일국의 총리가 인터넷상으로 개인 공격을 일삼는 광경은 심상치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아베 총리가 지난 5월 국회에서 특정 집단을 멸시하는 등의 ‘헤이트 스피치’(증오발언)가 일본사회에 늘고 있는 데 대해 “어떤 경우라도 예의바르며 관용적이고 겸허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일본인”이라고 답변한 사실을 들어 총리가 아량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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