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하고 싶지 않아”…크리스마스 코앞인데 등 돌린 산타들, 왜

“더는 하고 싶지 않아”…크리스마스 코앞인데 등 돌린 산타들, 왜

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입력 2024-11-28 07:43
수정 2024-11-2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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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불편한 산타 복장에 업무 쉽지 않아 지원자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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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산타클로스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프랑스 곳곳에서 ‘산타클로스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현지시간) BFM TV 보도에 따르면 론 알프스 지역의 한 이벤트 기획사 대표 로린 바르톨은 올겨울 쇼핑센터, 지역 사회 및 민간 기업을 위해 23명의 산타를 모집했으나 역할을 맡을 배우가 부족해 약 10건의 계약을 거절해야 했다.

바르톨은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수년간 산타 역할을 해 온 한 명이 일을 그만두겠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웠다고 전했다.

그는 “3년 동안 우리와 일했던 최고의 산타 중 한 명이 더 이상 산타를 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했다”며 “아이들은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고, 부모들은 무례하고 그래서 지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60세인 이 산타는 지난해 여러 가지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사진 촬영 중 한 아이가 그에게 소변을 보고, 자신과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던 부모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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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성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열린 ‘제73회 콩코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에서 참가자와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성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열린 ‘제73회 콩코드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에서 참가자와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6년 동안 산타로 활동한 프레데리크 만조로(43)는 “많은 동료가 이 일을 거부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람이 없는 일이다. 덥고 가려운 의상을 입어야 하고 배역에 몰입해야 한다”며 “목소리와 구체적인 몸짓이 필요하고, 말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 역시 이달 초부터 30건의 요청을 받았지만, 그중 일부는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작은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하려는 이들에겐 난감한 상황이지만 나는 하루에 세 번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은 내 몸이 두 개가 아니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자스 지방의 기획사 역시 구인난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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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남성이 크리스마스 조명 앞을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남성이 크리스마스 조명 앞을 걸어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기획사 오르 메디아의 한 매니저는 일찍이 산타 지원자를 찾아 나섰으나 지원자가 없어 “가능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며 “상당히 구체적인 프로필, 즉 인간적 접촉을 좋아하고 진지하며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을 찾아야 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 외에 푸아티에, 카르카손, 샤토루 등에서도 임시 직업소개소 웹사이트에 수십 건의 크리스마스 구인 공고가 쏟아지고 있다.

기획사 인테림 스펙타클의 설립자인 카리 부나비는 올겨울 이미 프랑스 전역에서 50명의 산타를 찾았으나 추가로 100명을 더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이런 일을 하는데 익숙한 사람들로 구성된 지역 네트워크가 있었지만 모두 은퇴했거나 더 이상 이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이제 가을이 되면 축제 시즌에 필요한 인력을 찾기 위해 전화를 두 배나 더 많이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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