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하노버 등서 러시아인 수백명 시위
‘러시아인 혐오 반대’ 시위라지만 … 일부 ‘전쟁 지지’ 구호 적발
‘러시아인 혐오 말라’ 시위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친러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가 러시아 국장이 새겨진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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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과 독일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러시아인 약 600명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프로파간다(선전) 대신 진실과 다양성”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독일 북부 하노버에서는 러시아인들이 차량 350대를 동원해 도심을 달리며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차량 시위’를 벌였다. 하루 전인 9일에는 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 러시아 국기와 플래카드를 내건 차량 190여대가 도심을 달렸으며 참가자들은 ‘루소포비아 멈춰라’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흔들며 일선 학교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차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당국은 참가자들이 ‘V’나 ‘Z’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표식을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독일 거주 러시아인 120만명 … ‘루소포비아’ 반대 명분
‘러시아인 혐오 말라’ 시위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친러시아 시위에서 참가자가 ‘러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춰라’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AP-DPA 연합뉴스
프랑크푸르트 AP-DPA 연합뉴스
시위대 사이에서는 ‘전쟁 반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 등의 구호를 내걸며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하는 집회로 여겨지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독일 북동부 도시 루벡에서는 전쟁을 지지하고 이른바 ‘금지된 상징물’을 사용하는 등의 이유로 경찰이 시위대의 차량 행진을 금지시켰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돈바스는 러시아 땅”이라는 구호를 외친 일부 시위대가 적발됐다. 시위에 참가한 세바스찬(25)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2014년부터 계속돼 왔다”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독일인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는 ‘맞불’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친러시아 시위대와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대 사이에 울타리를 설치해 충돌을 막았으며, 시위는 평화롭게 끝났다고 밝혔다.
독일인의 ‘맞물’ 시위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친러시아 시위에 대해 독일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와 합성한 이미지를 들어보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맞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AP-DPA 연합뉴스
프랑크푸르트 AP-DPA 연합뉴스
안드리 멜니크 독일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시장에게 “어떻게 베를린 한복판에서 이런 수치스러운 (시위대 차량) 호송을 허락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으나 기파이 시장은 그의 분노를 이해한다면서도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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