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휴전 시그널?… 첫 외무장관 휴전 협상은 ‘빈손’

러·우크라 휴전 시그널?… 첫 외무장관 휴전 협상은 ‘빈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3-10 22:14
수정 2022-03-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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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푸틴, 젤렌스키와 회동 가능”
변화 기류 감지… ‘엔드게임’ 기대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외곽 소도시 이르핀 주민들이 도시 밖으로 대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보름째인 이날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과 이르핀 등에서는 인도주의 통로가 열려 민간인의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22.3.11 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외곽 소도시 이르핀 주민들이 도시 밖으로 대피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보름째인 이날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과 이르핀 등에서는 인도주의 통로가 열려 민간인의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22.3.11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등 몇 가지 쟁점에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면서 타협을 통한 ‘엔드게임’(endgame·끝내기 전략)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10일(현지시간)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첫 외무장관 휴전 협상은 돌파구 없이 종료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휴전을 논의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어려운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90여분간 진행된 이번 회담은 전쟁 발발 2주 만에 열린 양국 첫 고위급 협상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동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겼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의 지난 7일 발언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토권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에 주목하며 “정전의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미묘한 변화”라고 분석했다.

마를렌 라뤼엘 미 조지워싱턴대 유럽·러시아·유라시아연구소장은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젤렌스키를 서방의 꼭두각시로 치부할 수 없으며 직접 대화를 해야 함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5일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타협의 가능성을 열었다.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주변국과 동맹국들의 안전 보장을 통해 중립국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8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름반도와 (돈바스 지역의) 미승인 공화국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오일쇼크’(석유파동) 공포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 증산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밝히면서 일단 진정됐다. 9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배럴당 16.8달러 빠진 11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3%가 뚝 떨어진 것으로 2020년 4월 이후 최대 하루 하락 폭이다.
2022-03-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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