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폴렉시트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10일(현지시간) 밤 바르샤바 거리에서 자신들의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며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바르샤바 AP 연합뉴스
지난 7일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이 이날 시위를 촉발시켰다. 극우 성향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은 2017년부터 사법부 장악 의도를 담아 국가사법평의회에 있던 법관 지명권을 전국법관대표회의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판사 임용제도를 고쳤다. 이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을 지명하는 게 정당한지, 그렇게 임용된 법관이 자격 요건을 갖추었는지 문제제기를 하는 기성 법관들에게 벌금형을 부과하고 해임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항이 EU의 사법부 독립을 규정 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지난 7일 폴란드 헌재가 “법관 관련 조항에 있어서 폴란드 국내법이 EU 조항에 우선한다”며 여당 정책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폴란드 여당 PiS는 EU에서 탈퇴할 계획이 없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폴란드가 EU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EU는 폴란드가 법치주의를 따르지 않고 권위주의식 정치를 한다며 이 나라의 성소수자 인권 탄압, 사법권 독립 침해, 표현의 자유 박해 등을 비판해왔다. 나아가 EU 집행위원회는 570억 유로(역 78조원) 규모의 폴란드의 코로나19 복구 계획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시위대를 막는 경찰들을 바라보고 있다. 앞서 폴란드 집권여당은 동성애자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아 EU의 경고를 받았는데, 이날 나온 시위대는 성소수자 권리 보호를 의미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정권에 대한 저항의지를 드러냈다. 바르샤바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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