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일이 제작해 운용한 중구축 전차인 팬터 탱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운반 체계 가운데 가장 효율적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2015년 독일군 병사들이 84세 할아버지의 소장품을 압류하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카르스텐 레더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카르스텐 레더르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북부 하이켄도르프 마을에 사는 한 할아버지가 집에 2차 세계대전 때의 무기를 잔뜩 보관하고 있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궤도가 떨어져 나간 탱크라 아무 쓸모가 없을텐데 이 할아버지는 나치가 개발한 가장 효율적인 운반 수단이란 평가를 들은 중(重)구축전차(Jagdpanzer)인 팬터 탱크를 자랑스럽게 보관하고 있었다.
독일 검찰은 할아버지와 가깝게 지내던 이가 나치 예술품을 훔쳐 보관하던 가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할아버지의 독특한 소장품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그 해 7월에 20명의 병사들이 탱크의 주요 부품을 아홉 시간 뜯어낸 뒤 저상 운반체에 실어 압류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6년이 흘러 검찰은 할아버지에게 집행 유예를 선고하는 대신 50만 유로(약 6억 8000만원)의 벌금을 물리는 형량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당국으로서도 이들 무기를 보관하는 비용을 줄이며 할아버지의 소장품을 따로 전시할 장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의 한 박물관이 팬터 탱크를 구입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했다. 또 많은 독일인 수집가들이 권총과 소총 등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접촉을 시도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함부르크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키엘 법원에서 공청회가 열렸는데 독일의 전쟁무기법을 위반한 할아버지의 잘못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 법은 전쟁 무기를 개인이 함부로 제조, 판매, 수송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인들은 할아버지의 수집품들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며 탱크 역시 그냥 고철 덩어리일 뿐이라며 5만 유로 정도면 벌금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디 벨트 신문은 전했다. 반면 검찰은 일부 무기가 여전히 작동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28일에도 공청회가 이어지며 최종 결정은 다음달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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