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이단아’ 간 맞대결…마크롱의 ‘개방’ vs 르펜의 ‘폐쇄’마크롱, 르펜에 최소 20%P격차로 승리 전망…佛 정치사 새로 쓸지 주목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탄생이 유력시되는 대선 결선 투표가 7일 오전 8시(현지시간) 시작된다.결선 투표는 1차 투표와 마찬가지로 유권자 4천760만 명을 대상으로 전국 6만7천여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선은 프랑스 현대 정치를 양분해온 공화당·사회당이 모두 결선 진출자를 내지 못한 최초의 선거로, 정계의 ‘이단아’인 두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었다.
1년 전 자신이 창당한 ‘앙 마르슈’(En Marche·‘전진’이라는 뜻) 후보로 나선 마크롱은 현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내긴 했지만, 선출직 경험이 전무한 ‘신예’이고, 르펜은 프랑스 사회에서 오랜 기간 경원시 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대선 후보다.
이번 대선은 세계적으로는 작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가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불어닥친 고립주의·보호무역주의·포퓰리즘의 열풍 속에, 국내적으로는 잇따라 발생한 테러와 경기침체,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이라는 엄혹한 조건 속에 치러진다.
공화·사회당의 몰락으로 2차대전 종전 이후 70년여간 프랑스 정치지형을 결정해온 좌·우 구분의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하고, 개방과 폐쇄, 관용과 무관용, 자유주의와 고립주의 간의 대결 구도가 펼쳐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EU)을 지탱해온 프랑스의 EU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탈퇴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도 있어 전 세계가 그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크롱은 유럽연합 잔류와 자유무역이라는 ‘개방’ 세력을, 르펜은 EU와 유로존 탈퇴, 보호무역이라는 ‘폐쇄’ 진영을 대표하고 있다.
르펜이 당선되면 프랑스와 유럽의 미래는 물론 전후 70년간 이어져 온 서구 자유주의 질서의 대격변이 있을 수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마감한 5일까지의 여론조사들을 보면, 마크롱과 르펜의 지지율 격차는 24% 포인트 가량으로 마크롱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1977년생으로 올해 만 서른아홉 살인 마크롱이 당선되면 역대 프랑스 대통령 중 최연소이자 현 주요국 정상 중에서도 가장 젊은 지도자가 탄생하게 된다.
이번 대선 이후 내달 11일과 18일 실시되는 프랑스 총선에서도 대대적인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사회당과 공화당이 양분하고 있는 하원에서 마크롱의 신당과 르펜의 국민전선이 대선 바람을 타고 상당한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결선투표 결과를 가늠할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 마감 15분 전인 오후 7시 45분께(현지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