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저소득층도 PB서비스 받는 영국
정부·민간 금융기관 지원으로 CA 운영무료 보육 등 주변 시설과 연계 서비스
방문객 “체계적인 상담이 가장 큰 장점”
왕립법원 내 CA는 변호사가 법률 자문
임산부·직장인 위한 별도 시간 두기도
SCDC·MAS 등 온라인·전화·채팅 상담
지난해 12월 10일 런던 브렌트구에 있는 시민상담(CA) 앞. 이곳은 평일 아침이면 주민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선다.
지난해 12월 10일 오전 9시 CA 브렌트점 앞에서 만난 50대 A씨는 초조한 표정으로 담배를 태웠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는 그는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이 서비스를 안다”면서 “은행이나 다른 기관은 자문료를 내야 하지만 여기는 컴퓨터가 없거나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체계적으로 상담을 해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영국의 항소법원과 고등법원이 있는 런던 왕립재판소 안에도 CA가 있다. 이곳에서는 변호사에게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고, 파산이나 채무 관련 상담도 가능하다.
런던 동쪽에 위치해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화이트채플의 CA 타워햄릿점에서 지난해 12월 12일 만난 20대 B씨는 “요즘처럼 모든 서비스에 돈을 내야 하는 시대에 (CA는) 굉장히 유용한 복지 제도”라면서 “일자리 관련 정보를 알고 싶어서 친구 소개로 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수단 출신 C씨도 “자동차보험사에서 갑자기 어떤 정보를 내라고 요구해서 걱정하니 학교에서 이곳을 추천해줬다”면서 “혹시 자동차보험이 소멸되고 경찰에 적발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곳에서 보험사에 편지를 써주기로 했다”며 안심했다.
런던 CA 해크니점은 대형 은행 바클레이스 옆에 있다. 내부에는 연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근 아동센터의 프로그램이 붙어 있다.
런던 중심지에 위치한 왕립재판소(항소법원과 고등법원) 안에 있는 CA는 법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산이나 재무 관련 상담을 비롯해 변호사의 법률 조언을 해준다. 고객 관리 담당으로 3년째 법원 안의 CA에서 일하는 캐서린은 “법원에 CA 사무실이 생긴 지는 40년이 됐다”면서 “왕립법원에서는 약 30명 상주 직원과, 협력 관계를 맺은 80개 로펌에서 자원봉사를 나온 변호사들이 한 명당 한 주에 최대 45분 동안 상담을 진행해 여러 선택지의 장단점까지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있는 스텝체인지 사무실에서는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상태의 채무자들을 전담한다. 사진은 어드바이스 플러스팀이 전화로 상담하는 모습.
SCDC 제공
SCDC 제공
온라인이나 전화로 상담도 가능하다. 단일금융지도기관(Single Financial Guidance Body·SFGB)으로 통합된 금융자문기구(Money Advice Service·MAS)에 따르면 CA뿐만 아니라 스텝체인지(Step Change Debt Charity·SCDC), 부채 조언 재단(Debt Advice Foundation), 페이플랜(PayPlan) 등이 온라인이나 전화로 상담을 한다. MAS는 채팅 상담은 평일은 물론 토요일에도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받는다.
런던 화이트채플에 있는 CA타워햄릿점은 주변에 모스크가 있어 간판이 영어 외에도 아랍어로도 쓰여 있다.
런던 글 사진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9-02-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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