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생 975만명 응시… 10년 만에↑
부정 막으려 전파 탐지·눈동자 인식도경쟁 과열로 고득점자 공개 금지 조치
중국 허베이성 헝수이 제2중학교에서 지난 2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가오카오를 앞두고 힘을 얻기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중국중앙(CC)TV
올해 가오카오 응시생은 975만여명으로 작년보다 35만여명 늘었다. 응시생 숫자는 2008년 1050만여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0년 946만여명, 2015년 942만여명으로 떨어졌고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940만여명을 기록했다. 2000년에 태어난 올해 응시생은 ‘밀레니엄 베이비’로 불리며 당시 출산 붐이 일어난 탓에 10년 만에 증가했다.
가오카오 응시생 숫자를 중국 각 성(省)별로 살펴보면 산둥성 응시생이 59만여명으로 가장 많고 안후이성 50만여명, 허베이성 48만 6000여명, 구이저우성 44만여명, 광시 좡족자치구 40만여명 등의 순이다. 각 성의 교육당국은 입시 부정을 막기 위해 첨단 기술까지 도입했는데 2016년부터는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감옥까지 갈 수 있다.
지린성은 가오카오 시험장 주변 지역에서 시험 전과 시험시간에 전자장비를 동원해 이동 검사를 벌였다. 혹시 수상한 전파가 탐지되면 휴대용 방향탐지기를 사용, 위치를 측정해 부정행위자를 추적했다. 산시성은 올해 가오카오에서 최초로 눈동자 인식 기술을 이용해 수험생 본인 확인을 했다. 따라서 응시생들은 콘택트 렌즈나 색깔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금지됐다.
차이나데일리는 밀레니엄 베이비들은 훨씬 혹독한 경쟁 환경에 놓였지만 보너스는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중국 교육부는 보다 공정한 전형을 위해 특혜 점수를 폐지했다.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추거나 올림피아드 등 과학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면 받을 수 있었던 가오카오 보너스 점수 20점을 밀레니엄 베이비들은 못 받게 된 것이다.
교육부는 고득점자를 공개하는 것도 금지했다. 수석 합격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 효과만 낳는다는 판단에서다. 고득점자를 공개하면 심각한 처벌을 받게 된다.
올해 중국의 대학은 2311개의 전공을 신설했는데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인터넷 보안 등 대부분 첨단 과학기술 관련 분야다. 250개의 대학이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 기술’ 전공을, 60개의 대학은 ‘로봇 엔지니어링’ 학과를 신설했다.
2000년도 생들은 생각도 많이 바뀌어 시나망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가오카오를 더 이상 인생을 바꿀 기회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절반 이상의 수험생이 답했다. 2만명의 응답자 가운데 4분의1 이상은 해외 유학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대학 진학률이 1990년대 20%에서 지난해 70%로 상승하면서 가오카오 응시 분위기도 필사적이기보다는 느긋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6-09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