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항의 시위 전역으로 확산
군부 총기 사용 허가 담은 문서 떠돌아인권단체 “진위 여부 독립적으로 확인”
일각 “비방 목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
양곤 등 시위 확산… 군부, 인터넷 차단
“2007년 샤프론 혁명 이후 최대 규모 시위”
저항의 ‘세 손가락 경례’
군부의 쿠데타 이후 첫 주말 이틀간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거리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7일 양곤에서 한 시위자가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양곤 로이터 연합뉴스
양곤 로이터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날 양곤 시내에서 수만명이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며 “2007년 샤프론 혁명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샤프론 혁명은 군정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대항해 불교 승려가 주축이 돼 일어난 시위로, 당시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들은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인 빨간색 머리띠를 두르고 “군부 독재 타도” 등을 외치며 시내를 행진했다. 군부가 페이스북·트위터를 막은 데 이어 인터넷까지 차단했지만 성난 민심을 막지는 못했다. 시민들은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와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을 하며 시위를 이어 갔다. ‘우리는 군부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글귀의 현수막도 보였다. 시위대는 군부에 탄압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며 경찰에게 다가가 장미꽃을 달아 주기도 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인터넷 접속 차단 조치를 뚫고 오전 한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거리 시위 과정을 중계했지만, 30분에서 1시간 30분가량 중계된 영상은 이내 끊겼다. 경찰이 도로 한가운데 바리케이드를 쳐 행진을 막고, 이에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항의하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또 로이터는 이날 현지 매체의 페이스북 중계방송을 인용해 남동부 미야와디 지역에서 경찰이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무장한 제복 차림의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총성은 들렸지만, 어떤 종류의 총인지나 인명 피해가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민간인에 총 발포 명령서 논란
미얀마 현지에서는 군경이 민간인 시위대에 발포까지 명령한 문서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한 문서에는 시위대를 38구경 총으로 진압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는데,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2-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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