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불가피’ 주장하는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지난 1일(현지시간) 전격적인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2일 수도 네피도에서 군사정부 첫 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흘라잉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총선 부정 의혹에 대한 계속된 항의가 묵살돼 군부가 정권을 잡은 것은 국가를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 모습은 3일 현지 TV로 보도됐다. 2021.2.4
미얀마 MRTV 영상 캡처
미얀마 MRTV 영상 캡처
로이터통신은 흘라잉 사령관이 지난 3일 기업인 면담 자리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비상사태 1년이 끝나도 6개월 더 군정을 이끌 수 있다고 발했다고 5일 보도했다. 앞서 흘라잉 사령관은 비상사태 1년을 선포하고 공정한 총선을 치른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총선 시간표를 언급하진 않았다. 또 군사정권 인사 11명을 새로운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대행’이나 ‘과도’란 명칭을 붙이지 않았다. 군정이 장기 집권을 노리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온다.
흘라잉 사령관은 또 쿠데타 전인 지난달 12일 동남아시아 4개국 순방 첫 일정으로 미얀마를 찾은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면담했고, 지난달 22일 미얀마를 공식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면담했었다. 미얀마 네티즌들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흘라잉 사령관이 쿠데타를 ‘사전 승인’ 받았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쿠데타 이후 소집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쿠데타 규탄 및 수치 고문 석방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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