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경보 조기 해제 탓 해변 축제 준비 “사망자 수천명 달할 듯”… 한국인 2명 실종
30만 동갈라 통신두절로 피해 파악 안돼쇼핑몰 약탈에 팔루교도소 재소자 탈옥
‘불의 고리’ 인도네시아 강진·쓰나미
지진과 쓰나미가 또 ‘불의 고리’ 환태평양 조산대에 자리한 인도네시아를 할퀴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규모 7.5 지진과 쓰나미가 술라웨시섬의 주도 팔루, 동갈라를 덮쳐 수많은 목숨이 스러졌다. 최대 사망자가 수천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은 지진과 쓰나미로 무너진 현지 이슬람 사원의 30일 모습.
팔루(인도네시아) EPA 연합뉴스
팔루(인도네시아) EPA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을 인용해 지난 28일 술라웨시섬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로 현재 확인된 사망자가 832명, 중상자가 540여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한국인도 최소 두 명 이상 실종된 상태다.
지진은 28일 오후 6시쯤 섬의 중심도시 팔루·동갈라 지역을 덮쳤다. 진앙은 인구 28만명의 팔루에서 북쪽으로 약 80.8㎞ 떨어진 지점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10㎞다. 파도 높이가 최대 7m에 이르는 쓰나미가 휩쓸면서 피해는 더 커졌다. 유숩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사망자 규모가 수천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통신이 두절된 상태인 인구 30만명의 동갈라 피해가 더해지면 사망자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기상당국인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지진 발생 34분 만에 쓰나미 경보를 해제해 도마에 올랐다. 팔루 인근 해변에서 축제를 준비하던 인파 상당수가 경보 해제를 믿었다가 목숨을 잃었다. 대형 재난과 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합쳐져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지진으로 관제탑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하다 숨진 관제사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안토니우스 구나완 아궁(21)은 지진 발생 당일 팔루의 무티아라 SIS 알주프리 공항 관제탑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관제탑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홀로 남아 수백명의 승객을 태운 항공기의 이륙을 안내했다. 항공기가 무사히 이륙한 걸 확인한 그는 4층 높이의 관제탑에서 뛰어내렸지만 숨졌다.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관제기구 에어나브는 “아궁이 자신의 목숨을 잃는 대신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그의 헌신을 기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8-10-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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