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서비스단장·의무총감 지명
공화당 정책과 대치된 인사에 눈길
자넷 네셰이왓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 겸 의무총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 겸 의무총감으로 지명한 자넷 네셰이왓(48) 박사는 13살 때 실수로 떨어뜨린 총이 격발돼 자신의 아버지를 사망하게 한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무총감은 미국 공중보건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로 ‘미국인의 주치의’로 불린다.
NYT가 입수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2월 네셰이왓은 사고 직후 911에 신고했다. 그는 상담원에게 “아침 7시 15분쯤 아버지는 침실에 누워 있었고, 나는 아버지 침대 위 선반에 있는 낚시도구 상자에서 가위를 꺼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자기 상자가 뒤집히면서 떨어졌고 안에 있던 권총이 발사돼 침대에서 자고 있던 아버지가 총알에 맞았다”고 진술했다. 요르단에서 이민 온 40대 화학자였던 그의 아버지는 다음날 병원에서 숨졌다.
네셰이왓은 출간 예정인 자서전 첫 문장에서 “제가 13살 때 사랑하는 아버지가 사고로 죽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봤다”며 “이 순간부터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졌다”고 썼다. 이어 “그 순간의 트라우마는 끊임없는 그림자처럼 나에게 달라붙어 내 젊은 삶의 구조를 풀어내고 나를 황폐함 속에 남겨 뒀다”고 밝혔다.
네셰이왓은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 위기’로 선언한 최초의 의무총감 비벡 머시의 후임자가 된다. 반면 공화당은 총기 폭력을 공중보건문제로 다루는 데 반대하고 있어 그가 머시 의무총감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뉴욕의 최전선에서 미국인 수천 명을 치료한 인물”이라며 “예방의학과 공중보건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라고 평가했다.
2024-12-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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