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구글, ‘반독점 소송’ 패소

“미국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구글, ‘반독점 소송’ 패소

하승연 기자
입력 2024-08-06 09:34
수정 2024-08-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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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무부 제기 ‘반독점 소송’ 패소
美법원 “구글, 검색 시장 불법 독점”
NYT “획기적 판결”…구글, 항소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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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의 스마트폰에 있는 ‘구글’ 로고. 미국 법원은 거대 기술회사인 구글이 온라인 검색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다며 구글을 고소했다. 2024.8.6 EPA 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의 스마트폰에 있는 ‘구글’ 로고. 미국 법원은 거대 기술회사인 구글이 온라인 검색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다며 구글을 고소했다. 2024.8.6 EPA 연합뉴스
세계 최대 검색 엔진 업체 구글이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구글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게 거액을 주고 모바일과 웹브라우저 검색 시장을 장악했다는 판단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이 지급한 260억 달러(약 35조)는 다른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며 “구글은 시장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안드로이드와 함께 아이폰 등 애플 기기에서 구글의 독점 검색 계약이 반경쟁적 행위와 검색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메흐타 판사는 스마트폰과 브라우저의 유통을 독점함으로써 구글이 온라인 광고의 가격을 지속해 인상할 수 있었다며 “독점적 권한으로 ‘텍스트 광고’(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이용자를 웹사이트로 유도하는 광고 형식)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메흐타 판사는 이날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판결하고, 구체적인 처벌 등에 대해서는 다음에 재판을 열어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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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찍은 사진은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의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미국의 다국적 기술 및 인터넷 관련 서비스 회사 구글의 로고. 5일(현지시간) 미국 판사는 예의주시하던 반독점 사건에서 구글이 지배적인 검색 엔진을 독점하고 있다고 판결하면서 큰 법적 타격을 주었다. 2024.8.6 AFP 연합뉴스
지난해 찍은 사진은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의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미국의 다국적 기술 및 인터넷 관련 서비스 회사 구글의 로고. 5일(현지시간) 미국 판사는 예의주시하던 반독점 사건에서 구글이 지배적인 검색 엔진을 독점하고 있다고 판결하면서 큰 법적 타격을 주었다. 2024.8.6 AFP 연합뉴스
해당 소송은 미 법무부와 일부 주들이 지난 2020년 10월 구글이 미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재판 과정에서 구글은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애플에 200억 달러(약 27조)를 지급하는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에 막대한 자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글은 소비자가 최고의 검색 엔진을 경험할 수 있게 하려는 것으로 소비자도 최고의 제품을 선택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용자들은 구글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글 검색을 사용하고 이를 위해 투자를 계속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소송은 미 법무부가 1990년대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대상으로 한 반독점 소송 이후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최대 반독점 소송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현대 인터넷 시대에 거대 기술 기업의 권력에 타격을 주고 비즈니스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판결”이라며 “구글이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구글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혀 최종 판단은 연방 대법원에서 결정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라며 “아무리 규모가 크거나 영향력이 크더라도 법 위에 있는 회사는 없다. 법무부는 계속해서 우리의 독점금지법을 강력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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