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4일근무제’ 법제화 이번엔 성공할까[특파원 생생리포트]

美 ‘주4일근무제’ 법제화 이번엔 성공할까[특파원 생생리포트]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3-03-07 00:08
수정 2023-03-0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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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2시간 이상 일하면 초과수당’
타카노 민주 하원의원 법안 발의

뉴욕·캘리포니아주 등 6곳서도
‘주4일제’ 관련된 법 제정 추진

팬데믹 기간에 주4일제 효과 체험
“이전과 상황 달라져” 분석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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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 근로자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전선 작업을 하고 있다. 현행 주5일근무제를 주4일로 바꾸려는 입법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사무실 근로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 근로자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전선 작업을 하고 있다. 현행 주5일근무제를 주4일로 바꾸려는 입법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사무실 근로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디트로이트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의회와 여러 주의회에서 주5일근무제(40시간)를 주4일근무제(32시간)로 변경하는 법안이 잇따라 나오면서 법제화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미 의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은 ‘공정노동기준법’상 주당 표준근무 시간을 현재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수정하는 법안을 지난 1일(현지시간) 발의했다. 근로자가 32시간 이상 일하면 고용주가 초과수당을 주도록 하는 법안이다.

타카노 의원은 “미국은 근로자보다 기업 이익을 우선시했고, 미국인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희생하며 일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근로자의 임금을 인상하긴 했지만 건강, 웰빙, 기본적 존엄성 등이 고용주의 수익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지난달 21일 트위터에 “기술발전과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에 따라 임금 손실 없이 주 4일 근무로 전환할 때다. 기술의 혜택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근로자도 받아야 한다”고 썼다.

또 메릴랜드주에서는 오는 7월부터 주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최대 1만 달러(약 1300만원)의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주4일제를 시행하는 시범 기업들을 통해 생산성 및 수익 변화, 근로자 만족도 등을 조사해 보자는 취지다. 이외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5개주에서 주4일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라고 CBS방송이 전했다.

그동안 주4일제 법안은 계속해서 법제화에 실패했다. 타카노 의원도 2021년 같은 법안을 내놓았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다. 직종마다 상황이 다르고, 기업의 손실이나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경우 근로자 역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주4일제가 실현될 수 있음을 체험했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비영리단체 ‘포 데이 위크 글로벌’은 지난달 21일 “60개 기업(근로자 3000명)을 대상으로 임금 손실 없는 주4일제 실험을 한 결과 91%가 주4일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수익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직원 결근은 감소했으며, 직업 만족도와 직원 건강은 개선됐다.

페투라 드보르자크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1931년 헨리 포드(포드 창업주)는 하루 10시간 노동이 이어지면 (근로자들이) 소비할 시간이 없어 산업이 지속될 수 없다고 했다”며 “약 100년 후인 지금 비슷한 시각을 가질 때”라고 강조했다.
2023-03-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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