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자료사진
과테말라의 26세 남성이었는데 그는 공항 직원들이 랜딩 기어 위에서 끌어내리자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탈진하고 정신도 혼미했지만 외관상 크게 다친 곳은 없는 상태였다고 다음날 미국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공항측은 그를 병원으로 옮겨 몸상태를 점검히고 있는데 이상이 없으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해 곧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마이애미까지 밀입국하는 데 일단 성공한 것은 드문 사례다. 중미 과테말라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과 더불어 폭력과 빈곤 등을 피해 미국으로 가는 이민 희망자들이 많은 나라로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마이애미까지 2시간 반가량 비행해야 한다. 비행기가 고도 7000~9000m를 날면 기체 밖 온도는 섭씨 영하 60도까지 떨어진다. 저체온증에 몸을 떨거나 호흡 곤란 때문에 의식을 잃기 십상이다. 이륙할 때나 착륙할 때 비행기 바퀴가 올라가거나 내려오는데 중심을 잃고 떨어지게 된다.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연방항공청(FAA) 통계에 따르면 1947년 이후 전 세계에서 129명이 착륙 장치나 항공기의 다른 곳에 숨어 몰래 이동을 시도하다 적발됐다. 이 남성처럼 극적으로 생존한 이들도 더러 있지만, 도중에 추락사하거나 초저온의 상공에서 버티지 못하고 착륙 후 숨진 채 발견된 사례가 100명에 이른다. 이 얘기는 29명은 미리 적발됐거나 밀입국에 성공한 뒤 붙들려 결국 추방됐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아메리칸 항공에서 조종사로 일했던 웨인 지스칼은 NBC 마이애미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어가 내려갈 때 사람들은 떨어진다. 적절히 피할 공간도 없고 붙잡을 것도 없어서다. 비행기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죽는다는 의미다. 아주 비극적인 죽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기 직전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미국 군용기 랜딩기어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추락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세계인에게 전달돼 큰 충격을 준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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