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미국 뷔페식당들 어떻게 활로 찾나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미국 뷔페식당들 어떻게 활로 찾나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19 13:19
수정 2020-07-1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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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업인 허브 맥도널드가 1940년대 라스베이거스에서 버커루 뷔페란 이름으로 24시간 ‘양껏 먹을 수 있는(all-you-can-eat)’ 점을 내세운 것이 뷔페의 효시였다. AFP 자료사진
캐나다 기업인 허브 맥도널드가 1940년대 라스베이거스에서 버커루 뷔페란 이름으로 24시간 ‘양껏 먹을 수 있는(all-you-can-eat)’ 점을 내세운 것이 뷔페의 효시였다.
AFP 자료사진
몇 세대에 걸쳐 미국인들의 허기를 달래 준 뷔페 식당들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박한 호텔 아침 식사부터 카지노의 호화판 만찬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의 뷔페 식당들이 폐업 위기에 몰리거나 다른 형태로의 변화 등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워싱턴 DC의 번화가에 있는 잭스 프레시 점포를 운영하는 수전 인은 두 달 동안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한 2개월 동안 평균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아시안 음식과 아메리칸 샌드위치를 특화한 이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은 팬데믹 이전 3500 달러였는데 지금은 500 달러 정도에 그친다고 했다.

지난 3월 이후 재택 근무가 많아져 번화가에 출근하는 이들을 찾기 힘들다며 “지금도 너무 조용하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팬데믹이 진정될 때까지 “직접 음식을 덜어 먹는 뷔페와 샐러드바 영업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좁은 장소에 몰리게 하는 것은 물론, 식기를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이용하는 것이 감염병을 확산시킬 것이란 우려에서였다.

FDA 지침에는 코로나19가 음식 자체로 감염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면서도 호흡기 비말이 밀집된 환경에서 사람들 사이에 옮겨질 수 있다고 봤다. 연방정부의 지침 가운데 맨 위쪽에 자리하고 있어 38개 주에서 뷔페 서비스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마케팅 연구업체 NPD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뷔페 매출은 50억 달러 정도로 전체 레스토랑 산업의 1% 밖에 안 됐다. 하지만 샐러드바부터 스웨덴의 바이킹식 만찬인 스뫼르고스보르드(smorgasbord)에 이르기까지 유독 좋아하는 이들이 있는데 대부분 감염병에 취약한 노인층이다.
건강식 위주의 뷔페를 표방했으나 지난 5월 파산을 선고한 사우플랜테이션 앤드 스윗 토마토의 한 점포 모습. AFP 자료사진
건강식 위주의 뷔페를 표방했으나 지난 5월 파산을 선고한 사우플랜테이션 앤드 스윗 토마토의 한 점포 모습.
AFP 자료사진
건강식 위주의 뷔페를 표방하던 사우플랜테이션 앤드 스윗 토마토는 지난 5월 파산을 선언한 뒤 97개 점포를 닫아 4400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NPD 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 동안 미국의 뷔페 식당들은 1억 600만 달러 밖에 매출을 올리지 못했는데 지난해 같은 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면 뷔페 체인점들의 자구책은 뭘까? 잭스 프레시는 음식 무게를 달아 값을 치르게 하고 조리사가 직접 조리한 음식을 고객이 내민 종이상자에 담아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다른 뷔페 체인들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카페테리아 스타일로 불리는 방식인데 일부에선 진정한 뷔페가 아니라고 비판한단다.

수전 인은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고객들이 이제는 주문을 미리 받아 만들어놓은 샌드위치를 많이 찾는다고 했다. 온라인 주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녀는 “사람들이 일하러 시내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하는 직장이 없다”고 통사정을 했다.

대다수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뷔페를 닫고 대신 룸서비스나 아예 건물의 특정 배달 지점에 떨궈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거의 80년 전부터 뷔페를 열어 버라이어티 쇼와 함께 묶어 성업했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윈 카지노 뷔페도 원래는 15개의 조리 스테이션을 운영했는데 재개장하면서 이제는 음식을 테이블에 가져다주는 정통 레스토랑처럼 운영하고 있다. 시저스 팰리스의 바차날 뷔페도 하루 3000명 이상을 서비스하던 공간을 240만 달러를 들여 리노베이션해 사회적 거리를 둘 수 있도록 많은 룸을 만들었다. 아예 뷔페를 닫고, 일반 레스토랑처럼 문을 여는 카지노들도 많다.

한편 뷔페를 처음 창안한 사람은 캐나다 기업인 허브 맥도널드로 1940년대 라스베이거스에서 버커루 뷔페란 이름으로 24시간 ‘양껏 먹을 수 있는(all-you-can-eat)’ 점을 내세웠다. 당시 광고문구를 보면 “1달러만 있으면 고객님은 으르렁거리는 코요테까지 꾀어 뜨거운 음식부터 찬 음식까지 내장에 집어넣을 수 있어요”라고 돼 있었다. 선셋 스트립을 따라 늘어선 호텔과 카지노들이 잇따라 베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음식 궁합이 맞는지와 양까지 조언해주는 웨이터가 없긴 하지만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이달에 뷔페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대중의 배를 채워준” 식당 형태라고 인정했다. 새로운 예방 지침이 나와 뷔페 영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미국인들이 금방 뷔페에 긴 줄을 서게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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