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지사·시장에 전화, 폭력경찰 청원… 인종차별 근절 생활화

美 주지사·시장에 전화, 폭력경찰 청원… 인종차별 근절 생활화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6-07 17:42
수정 2020-06-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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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생생리포트] USA투데이 ‘100가지 저항법’ 화제

유력 인사 전화번호·이메일 주소 공유
시민들 SNS 탄원·모금 운동 등 활발
시위 현장 못 가면 자원봉사로 한몫
백·유색인종 함께 청소, 담 낙서 제거
시위대에 최루탄 고통 더는 방법 알려
“11월 대선 투표도 저항 방법”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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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추모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발로 차 돌려보내고 있다.  AP통신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 추모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경찰이 쏜 최루탄을 발로 차 돌려보내고 있다.
AP통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시위가 12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일상 속 인종차별 근절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리적·시간적 제한으로 최루탄이 터지는 시위 현장에는 가지 못하지만 청원, 모금, 자원봉사 등으로 힘을 보태는 것이다. USA투데이는 최근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100가지 방법’으로 이런 움직임을 전해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트럼프 침묵 요구 애틀랜타 시장 응원 호소

우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주지사나 시장 등 유력 인사에게 이메일 및 전화 연락으로 지지를 부탁하라’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미니애폴리스의 제이컵 프레이 시장,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 검찰총장 등의 사무실 전화번호 및 이메일을 공유하는 글이 많다.

미네소타 검찰은 지난 3일 가해 경찰 데릭 쇼빈에게 ‘2급 살인’을 추가 적용해 그의 최고 형량이 25년에서 40년으로 늘었다. 시민들의 적극적 탄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추모 시위가 격렬했던 뉴욕·로스앤젤레스·플로리다·워싱턴DC 등지의 시장과 관할 주지사들도 타깃이다. “상황만 악화되니 입을 열지 말았으면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대응 기조를 비판해 전국구 정치인이 된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자는 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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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시위 때 생긴 낙서를 지우는 모습. AP통신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시위 때 생긴 낙서를 지우는 모습.
AP통신
●플로이드 가해 경찰 처벌 청원 1600만명

경찰의 가혹행위를 비판하는 청원도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가해 경찰인 쇼빈의 처벌에 대한 청원(Justice for George Floyd on change.org)은 6일(현지시간) 참여자가 1600만명을 넘었다. 지난 3월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브리오나 테일러를 위한 청원(Justice for Breonna Taylor on change.org)에도 30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당시 경찰은 마약 수색을 위해 테일러의 주거지를 급습해 20발 이상의 총탄을 난사했고, 비무장 상태였던 그녀는 8발을 맞아 사망했다. 하지만 마약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금도 활발하다. 플로이드 가족이 기부 사이트 고펀드미에 올린 추모기금은 이날 목표액인 1350만 달러(약 163억원)를 넘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보석금을 대신 내 주는 ‘미네소타 프리덤 펀드’는 나흘 만에 2000만 달러(약 243억원)를 모았다. 이 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리걸디펜스펀드, ‘이레이즈 레이시즘’ 등 20여개 펀드가 모금액을 늘리고 있다.

자원봉사 참여 요청도 속속 올라온다. 미니애폴리스, 앨라배마주 버밍엄,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워싱턴DC 등지에서 흑인·백인·아시안·히스패닉 등이 함께 거리를 청소하고 시위 중 담벼락에 그린 그라피티를 지우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위대를 돕기 위해 최루탄 고통을 줄이는 방법 등을 알려 주는 글도 SNS에 퍼지고 있다. 미국자유인권협회(ACLU)는 ‘최루탄이 터지면 높은 곳으로 피하라. 안 되면 상의를 빨리 벗어 비닐봉지에 넣고 눈을 씻으라’고 조언했다. 마스크는 최루탄을 막지 못하며 렌즈는 끼지 말라는 조언도 많다. SNS에 검은 화면을 올리거나 ‘블랙아웃화요일’(#blackouttuesday) 해시태그를 다는 캠페인도 확산 중이다.

USA투데이는 오는 11월 ‘대선 투표 참여’도 중요한 저항법이라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20-06-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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