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체 흉내내 케네디가 흐루쇼프에게 보냈을 법한 가상편지 올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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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문체로 니키타 흐루쇼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게 썼다고 가정할 법한 편지를 그럴 듯하게 작성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 가상 편지는 원래 ABC방송의 인기 토크쇼인 ‘지미 키멜 라이브’에 처음 나온 것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기록보관소에서 찾았다”며 소개한 이 편지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흐루쇼프 서기장에게 대뜸 “바보처럼 굴지마. 오케이? 쿠바에서 미사일갖고 나가”라고 명령하는 듯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편지는 이어 “모두가 ‘앗싸! 흐루쇼프! 네가 최고야!라고 하겠지만 만약 네가 그렇게 하지(미사일을 갖고 나가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은 ’이런 멍청한 녀석이 있나‘라며 너희의 쓰레기 나라를 ’소비에트 연방‘이 아닌 ’소비에트 변방‘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편지는 마지막 인사마저 “나중에 전화 때릴게”라는 비속어로 끝맺는다.
케네디 대통령이 쓴 것처럼 꾸민 편지지만, 편지 속 기이한 문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시리아를 침공하지 말라며 보낸 경고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편지에서 “터프가이가 되지 마라, 바보가 되지 마라”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시리아 침공 계획을 번복하라고 설득하거나, “나중에 전화할게”라고 끝인사를 한 부분 등이 유사하다는 점에서다.
당시 편지 내용이 공개된 후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임을 인정할 때까지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편지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역사학자들도 어린이같은 어투라고 비판했다.
세스 몰턴(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미국의 실패한 고등학교에서 평균적인 학생도 이보다는 더 효과적으로 편지를 쓸 것”이라며 “전 세계가 보는 백악관 편지지에 그게 자기 일인데도 외국 지도자와 어떻게 협상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통령이 있다”고 꼬집었다.
지미 키멜도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쓴 편지에서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 좋은 협상을 해봅시다!”라고 인사한 부분을 지목하며 “혼다 자동차 판매상이라도 운영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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