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美 뒷마당으로 보는 ‘먼로주의’ 발상…러 스캔들 등 대중 시선 분산 효과도 노려”
과이도·美, 마두로 미국내 자산 인수 논의‘세계 경찰’이기를 거부하고 시리아 등 분쟁 지역에서 미군을 철수시킨 ‘미국 우선주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베네수엘라 정권 전복에 나선 것은 국내외 정치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디언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국가 사안에 개입하는 것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중남미에 대해서는 매우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개입은) 남미 국가 내정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먼로주의’에 따른 발상이다. 미국은 남미를 자국의 뒷마당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사태에 강경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그것은 러시아의 미 대선 스캔들로 수사를 받고 탄핵설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전쟁은 대중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게다가 돈이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 선언을 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30일 직접 통화해 지지 의사를 거듭 표했다.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의) 역사적인 대통령직 인수를 축하하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려는 베네수엘라의 싸움에 강력한 지지를 강화하고자 과이도 임시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미국에 특사를 보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의 미국 내 자산 인수 논의에 착수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마두로 정권을 ‘마피아’로 규정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마두로 마피아에 의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도난당한 금, 석유 또는 기타 베네수엘라 상품들을 거래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미 지난해 5월 합법적 대선이 치러진 만큼 차기 대선인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8일 내에 대선 계획을 밝히라는) 서방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9-02-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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