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주 핵저장소 터널 붕괴… 비상사태 선포

美 워싱턴주 핵저장소 터널 붕괴… 비상사태 선포

김규환 기자
입력 2017-05-10 22:42
수정 2017-05-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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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대피령… 로봇으로 오염 조사 “수십년 전 만들어져 토양 지탱 못한 듯”

미국 서부 워싱턴주 핸퍼드 핵저장소의 터널이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일대에 비상 사태가 선포됐다.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위치한 핸퍼드 핵저장소의 터널이 9일(현지시간) 붕괴돼 근로자 수백 명이 대피하는 비상 사태가 일어났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2011년 플루토늄 처리·정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핸퍼드 핵저장소의 전경. 전체면적 1518㎢로 미국 내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부지 중 최대 규모다. AFP 연합뉴스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위치한 핸퍼드 핵저장소의 터널이 9일(현지시간) 붕괴돼 근로자 수백 명이 대피하는 비상 사태가 일어났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진은 2011년 플루토늄 처리·정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핸퍼드 핵저장소의 전경. 전체면적 1518㎢로 미국 내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부지 중 최대 규모다.
AFP 연합뉴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9일 오전(현지시간) 핸퍼드 핵저장소 터널이 붕괴되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백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터널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근 지역으로의 항공기 비행을 금지했다. 전체 직원이 8000여명인 핵저장소의 터널이 무너질 당시 핵저장소 내부에는 근로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에서 남동쪽으로 275㎞ 떨어진 핸퍼드 핵저장소는 전체면적 1518㎢로 미국 내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부지 중 최대 규모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3년부터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 등 핵무기에 사용된 대부분의 플루토늄을 생산했다. 1987년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이후 1989년부터는 플루토늄 처리·정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터널 붕괴 원인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마크 히터 에너지부 대변인은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핸퍼드 터널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져 낡았으며 붕괴된 구간의 위에 있는 토양을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너진 터널 구간은 6.1m 정도로 109m에 이르는 전체 터널의 일부분이다. 퓨렉스(플루토늄 우라늄 추출 시설)라 불리는 2개의 터널이 만나는 지점이다. 하지만 에너지부는 붕괴 구간에서 오염된 방사성물질이 누출될 가능성이 있어 비상대응 프로토콜을 발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너지부는 방사성물질 누출 가능성에 대비해 긴급대응체계를 발동, 로봇 장비를 투입해 방사성 오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대기 중 방사성 위험은 감지되지 않았으나 당국은 방사능 추가 오염 등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장 근로자에게는 즉시 주변 공기를 환기하도록 하고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진 상태다. 랜디 브래드버리 워싱턴주 생태국 대변인은 “지금까지는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보고는 없고 다친 근로자도 없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7-05-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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