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오래 갈 것” 슬픔 상징 보라색 옷차림 클린턴, 가슴 울린 승복 연설

“고통은 오래 갈 것” 슬픔 상징 보라색 옷차림 클린턴, 가슴 울린 승복 연설

이경숙 기자
입력 2016-11-10 14:38
수정 2016-11-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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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결과 승복…”트럼프, 성공적 대통령 되길 바래”
클린턴, 결과 승복…”트럼프, 성공적 대통령 되길 바래”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역전패를 당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의 뉴요커 호텔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왼쪽)과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 부통령 후보가 지켜보는 가운데 선거 결과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클린턴은 “패배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트럼프가 우리 모두를 위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16-11-10 사진=AP 연합뉴스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가 역전패를 당한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은 9일(현지시간) “패배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패배의) 고통이 오래 갈 것”이라고 승복 연설을 했다.

클린턴은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의 뉴요커호텔에서 선거 결과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아쉬움을 토로했고 이 연설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날 클린턴은 슬픔을 상징하는 보라색 상의를 받쳐 입고 예정시간보다 1시간 10분 늦게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딸 첼시 등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그녀는 “오늘 새벽에 도널드 트럼프에게 축하한다는 전화를 했다”면서 “우리는 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이어 “트럼프가 우리 모두를 위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평화로운 정권 교체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성원에도 불구하고 승리하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여러분이 느끼는 절망감을 나도 느낀다. 고통스럽다. 이는 상당히 오래 갈 것”이라면서 예상치 못한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음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선거가 한 사람을 위한 선거가 아니었다. 한번의 선거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더 좋고 더 강한 나라를 만들어가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성 대통령이 되지 못한 안타까움도 밝힌 뒤 “곧 누군가가 유리천장을 깰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를 수 있다”며 희망도 전했다.

이날 클린턴의 승복 연설은 모든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심지어 ‘반 힐러리’ 운동을 이끈 보수 언론들도 찬사를 보냈다.

위클리 스탠더드는 “선거기간 동안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었다”고 했고,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크리스 실리자는 “(클린턴이) 이런 순간에 어떻게 자신을 제어하는지 난 알 수 없다. 나 같으면 펑펑 울었을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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