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클리블랜드서 첫 TV토론회 개최, 사실상의 ‘컷오프’ 될 듯 트럼프 둘러싼 난타전 예상…민주도 10월13일 CNN 주최 토론회 시작
미국 공화당의 2016년 대선 경선 레이스의 막이 6일(현지시각) 올랐다.역대 최대 규모인 17명이 뛰어든 공화당 경선 주자 가운데 참석을 통보받은 여론조사 상위 10명의 후보가 이날 오후 9시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도심 실내경기장인 퀴겐론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폭스뉴스 주최 첫 TV토론에 참석해 자웅을 가린다.
공화, 민주 양당을 통틀어 처음 열린 이날 TV 토론회는 14개월 대선 레이스의 사실상 첫 관문으로 ‘컷오프’의 성격을 띠고 있다.
폭스뉴스가 이미 전국단위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 4일 난립하는 후보들 가운데 7명을 ‘2부 리그’로 강등한 데 이어, 이날 경합주인 클리블랜드 토론회를 계기로 10명의 후보 중에서도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첫 토론회의 관심을 반영하듯 토론장 인근 호텔의 방은 몰려든 공화당원을 비롯한 외지 방문객들의 예약으로 모두 동이 났다.
토론장 주변과 내부 프레스센터에서는 AP통신과 CNN,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유력 언론의 기자들 수백 명이 모여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트럼프’다.
’막말’과 ‘기행’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여론조사 1위로 질주하는 부동산 재벌 트럼프가 토론회를 계기로 입지를 더 굳힐지, 2∼3위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지 등이 관심으로 부상했다.
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랜드 폴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은퇴한 신경외과 의사 벤 카슨,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존 카시치 오하이오 주지사가 토론에 참가한다.
반면,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후보로서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항마로 거론되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 등은 고배를 마셔 1부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오후 5시 폭스뉴스의 뉴스쇼인 ‘아메리카 뉴스룸’에 초대된다.
미 언론은 TV카메라의 집중 조명을 받는 트럼프가 여타 후보들과 난타전을 벌이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론회에서 각 후보는 진행자의 질문들에 각 1분간 답한다. 반박을 할 수 있도록 지목된 후보에게 30초의 기회를 준다. 경쟁자가 언급한 후보는 진행자의 재량에 의해 답할 수 있다. 진행자는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앵커인 매긴 켈리를 비롯한 3명이다.
특히 트럼프가 토론장의 정중앙에, 그의 왼쪽으로 젭 부시, 오른쪽으로 스콧 워커가 자리하는 등 트럼프를 주변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늘어서게 되는 자리 배치도 트럼프가 토론회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키웠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이번 토론회의 포인트는 트럼프가 대권주자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가라며 “트럼프는 개인적 공격 대신 얼마나 정책 주장을 펼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며 “그가 유권자와 전문가에게 대권 주자의 자격이 있는지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힐은 “나머지 9명의 후보들은 지금까지 트럼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피해왔지만, 이제는 몇주 째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그를 밀어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며 트럼프에 대한 다른 주자들의 파상공세를 예상했다.
공화당 전국위에 참석한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 첫 한인 슈퍼바이저(공동시장 격)는 현지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트럼프에 대해 “트럼프의 말이 공화당의 이데올로기는 아니며 그의 인기는 거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도 오는 10월 13일 경합주로 꼽히는 네바다 주에서 CNN 주최로 첫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어 11월 아이오와 주, 12월 뉴햄프셔 주, 내년 1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내년 2월 플로리다 주, 내년 3월 위스콘신 주에서 토론회를 여는 등 총 6차례의 토론회 일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측은 성명에서 “6차례의 토론회는 코커스(당원대회) 참가자들과 프라이머리 유권자들에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대권 주자들의 비전을 듣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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