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세실 도륙한 치과의사, 미국 당국 수사 받는다

사자 세실 도륙한 치과의사, 미국 당국 수사 받는다

입력 2015-07-31 08:56
수정 2015-07-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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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기관 조사 착수…짐바브웨 인도 촉구도 잇따라

미국 연방 정부기관이 짐바브웨 ‘국민사자’를 도륙한 미국인 치과의사 월터 파머를 직접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야생동물보호청(USFWS)은 짐바브웨에서 파머가 자행한 사자 사냥의 사실 관계를 조사하겠다고 30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USFWS는 “드러나는 사실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밝혀 사법경찰관을 행사하거나 수사기관에 사법처리를 의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소환을 염두에 두고 파머나 그의 법률대리인에게 즉시 USFWS로 연락할 것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USFWS 조사관들은 파머에게 전화를 걸고 이메일을 보냈으며, 자택과 치과의원을 찾아가 문도 두드려봤으나 그와 접촉에 실패했다.

USFWS의 사법 책임자인 에드 그레이스는 “당국이 찾고 있다는 사실을 파머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의 잠적 상태를 설명했다.

파머는 지난달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미끼를 이용해 수컷사자 세실을 보호구역 밖으로 유인한 뒤 석궁과 총으로 사냥했다.

세실의 사체가 목이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발견된 소식이 전해지자 지구촌이 공분했다.

짐바브웨 수사당국은 파머에게 밀렵 혐의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에게서 돈을 받고 사냥을 도운 현지인들은 이미 현지에서 기소됐다.

당국이 어떤 사실을 밝혀내고 파머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베티 매컬럼(민주·미네소타) 상원의원은 AFP와 인터뷰에서 “외국 공무원을 매수하고 보호 동물을 사냥하는 행위가 미국 실정법을 위반하는지 수사하라”고 미국 연방 검찰과 USFWS에 촉구했다.

매컬럼 의원은 “아프리카 사자처럼 멸종위기에 몰린 동물을 미끼로 유인해 죽이는 짓은 사냥이 아니라 냉혹한 잔인성을 저급하게 자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다른 한편에서 미국 시민 10만여명은 파머를 짐바브웨로 인도해 법정에 서도록 하라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짐바브웨의 압송 명령에 따를지는 미국 사법부의 결정에 달렸다고 답변했다.

사법처리 절차에 앞서 파머는 자신이 소속된 사냥 동호회인 국제사파리클럽(SCI)에서 회원자격이 정지되는 징계를 받았다.

SCI는 “파머가 회원자격을 회복할지는 수사 결과에 달렸다”고 성명을 통해 설명했다.

파머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세실이 보호받는 사자인지 모른 채 적법 절차에 따라 사냥했다는 취지의 변론을 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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