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학교 이어 공항까지 총성 덮친 美, 안전한 곳 없다

영화관·학교 이어 공항까지 총성 덮친 美, 안전한 곳 없다

입력 2013-11-04 00:00
수정 2013-11-0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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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LA공항 총격에 한때 ‘공황’… 8명 사상·용의자는 중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큰 혼란이 벌어졌다. 최근 쇼핑몰, 영화관, 초등학교에 이어 공항에서까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자 “이제 미국엔 맘 놓고 다닐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 제3터미널 검색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난 1일(현지시간) 수사당국의 증거 수집과 감식을 위해 공항이 일시 폐쇄되자 승객들이 짐을 든 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현행범으로 체포된 폴 시앤시아가 총기를 난사해 연방교통보안청(TSA) 요원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 제3터미널 검색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난 1일(현지시간) 수사당국의 증거 수집과 감식을 위해 공항이 일시 폐쇄되자 승객들이 짐을 든 채 기다리고 있다. 이날 현행범으로 체포된 폴 시앤시아가 총기를 난사해 연방교통보안청(TSA) 요원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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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시앤시아 AP=연합뉴스
폴 시앤시아
AP=연합뉴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LA 공항 제3터미널 검색대 앞에서 폴 시앤시아(23)라는 청년이 갑자기 가방에서 공격용 반자동 AR15 소총을 꺼내 100여발을 난사했다. 검색을 진행하던 연방교통보안청(TSA) 요원 제라도 허낸데즈(39)가 총에 맞아 숨졌고 다른 요원 2명과 승객 등 모두 7명이 다쳤다.

시앤시아는 총기난사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총에 맞아 쓰러진 허낸데즈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다시 내려가 확인사살을 하는 모습이 폐쇄회로TV에 담겼다. 그는 검색을 마친 승객들이 탑승을 기다리는 게이트 앞까지 진입했다가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 끝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얼룩 무늬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항공권을 끊은 뒤 검색대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난사에 혼비백산한 승객들과 공항 직원들이 황급히 대피하면서 터미널은 아수라장이 됐다. 활주로의 비행기 동체 밑으로 몸을 피한 사람들도 있었다.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되고 공항 인근 도로가 모두 폐쇄돼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한 승객은 “줄을 서 있는데 갑자기 총성이 울렸고 누군가가 ‘총이다! 모두 엎드려!’라고 소리쳤다”면서 “엉금엉금 기어서 터미널을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승객이 많은 LA 공항이 일시 마비되면서 1550개 항공편과 승객 16만 7000명의 여행 일정이 차질을 빚었다. 공항은 하루 뒤인 2일에야 정상화됐다.

검거 당시 시앤시아의 가방에는 “TSA 요원을 모두 죽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연방정부를 비난하는 글이 적힌 메모지와 수백발의 총알이 들어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반정부주의적 편집증을 갖고 있는 시앤시아가 TSA에 특별한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이 시앤시아의 소지품에서 발견한 메모에는 ‘뉴월드오더’에 대한 것으로 보이는 불만도 포함돼 있었다. 뉴월드오더는 하나의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는 엘리트들의 비밀결사체를 뜻한다. 그가 음모론에 몰두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메모에 TSA를 ‘반역자’로 표현하고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을 멸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11-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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