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본격 대비”…앞뒤 다른 트럼프, 이란전도 단기전은 글렀나 [권윤희의 월드뷰]

“지상전 본격 대비”…앞뒤 다른 트럼프, 이란전도 단기전은 글렀나 [권윤희의 월드뷰]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6-03-22 07:05
수정 2026-03-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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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82공수사단 배치 준비도”
“군사작전 축소” 언급과 반대 정황

[월드뷰 3줄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작전의 ‘점진적 축소’를 언급했지만, 미군은 지상군 투입까지 염두에 둔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제82공수사단과 해병원정대 이동, 민간인 대피 및 이란군 처리 방안 논의 정황은 미국이 확전 옵션을 실제로 열어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 군사 압박을 유지한 채 협상·억지·국내정치를 동시에 관리하려는 트럼프식 모호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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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뒤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서 있다. 2026.3.20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뒤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서 있다. 2026.3.20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대이란 군사작전의 ‘점진적 축소’(wind down)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군은 한편으로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겉으로는 긴장 완화 신호를 보내면서도, 실제로는 확전 옵션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일종의 ‘인지전’으로 풀이된다.

공개 발언과 실제 군사 대비 태세 사이에 온도차가 감지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압박과 확전 관리 메시지를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CBS 방송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 고위 지휘관들이 병력 투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파병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파병을 결정할 경우에 대비해 이란 군인과 준군사요원 처리, 민간인 대피 문제 등을 논의하는 회의까지 열었다.

이는 단순한 ‘비상계획 점검’ 수준이 아닌, 전투가 언제든 새로운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점령·통제 이후 등 ‘후속 시나리오’까지 사전에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단기전’을 예고했지만, 이미 4주차에 접어들며 중기전에 접어든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더 미묘하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지상군 투입 여부에 대해 “어디에도 병력(지상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도, 곧바로 “만약 보낸다면 당연히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여지를 남겼다.

“지상군 안 보내! 보내도 말 안 해줘” 이중 메시지
실제 병력 흐름, 축소보다 대비 강화…모호성 전략
실제 병력 이동 흐름도 ‘축소’보다 ‘대비 강화’ 쪽에 가깝다. CBS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소속 부대를 중동 지역에 배치할 준비를 진행 중이다. 중동 병력 운용 계획에는 육군의 ‘글로벌 대응군’과 해병대의 ‘해병 원정 부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초에는 약 2200명의 해병원정대와 군함 3척이 미국 캘리포니아를 출발했다. 이란전 개시 이후 두 번째 해병대 부대 파견이다. 현지 도착까지는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앞서 일본 오키나와에 배치된 제31해병원정대 병력 약 2500명도 1차로 중동 파견이 결정돼 현재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최근 중동으로의 병력 추가 이동과 지상군 옵션 검토가 잇따라 전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작전 축소’를 언급한 건 전쟁의 다음 단계를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정치적 표현에 가깝다.

표면적으로는 확전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출구 전략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읽히지만, 실제로는 군사적 압박 수위를 유지한 채 협상력 극대화를 노린 메시지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국면 내내 협상 가능성과 군사 행동 가능성을 교차적으로 내비쳐 왔다. 이란전 개시 직전까지도 협상 의지를 시사하다가 전격적으로 군사작전에 들어간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축소’ 발언 역시 곧바로 정책 전환 신호로 단정하긴 이르다.

오히려 국방부가 대통령에게 제시할 수 있는 군사 옵션을 넓혀두는 동시에, 백악관은 대외적으로는 확전 자제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이중 전략에 가까워 보인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그는 “군 통수권자에게 최대한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은 전쟁부(국방부)의 임무일 뿐,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밝힌 대로 현재로선 어디에도 지상군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형식상 부인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선택지는 이미 책상 위에 올라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군사 압박을 유지한 채 협상·억지·국내정치를 동시에 관리하려는 전형적인 트럼프식 모호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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