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계엄 겪은 대만 “계엄령은 역사적 실수”

세계 최장 계엄 겪은 대만 “계엄령은 역사적 실수”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4-12-08 14:41
수정 2024-12-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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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1987년 38년간 계엄에 “아직까지 피해 있어”
대만 여당 “한국 의회, 북한에 의해 조종” 게시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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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라이칭더(가운데) 대만 총통이 취임 이후 첫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도착해 연설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의 태평양 동맹국인 마셜제도, 투발루, 팔라우를 방문했다. 타이베이 EPA 연합뉴스
6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라이칭더(가운데) 대만 총통이 취임 이후 첫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도착해 연설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의 태평양 동맹국인 마셜제도, 투발루, 팔라우를 방문했다. 타이베이 EPA 연합뉴스


한국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중국과 대치 중인 대만 정치권에도 일파만파 파장을 낳고 있다.

1949년부터 1987년까지 38년까지 세계 최장의 계엄을 겪은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이 “계엄령은 역사적 실수”라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의 계엄에 대한 경고 발언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발동에 대해 대만 정치권에서 동조하는 듯한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포함한 첫 해외순방을 지난 6일 마무리한 라이 총통은 7일 신베이시의 징메이 백색 테러 기념 공원에서 열린 국제 인권의 날 기념행사에서 “우리는 교훈에서 배워야 하며 역사적 실수를 결코 반복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대만 사회가 수십 년 동안 혹독한 계엄령을 견뎌왔다”며 “대만은 38년간 계엄령 통치를 받았고 그 기간 사회적, 경제적 발전이 큰 영향을 받았으며 그러한 피해는 오늘날 사회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세계 2차 대전 직후 중국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 장제스 정부는 대만에 계엄령을 선포했고, 1986년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성립한 다음 해에야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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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공개된 사진에서 대만이 자금을 지원한 팔라우의 새로운 ‘원스톱’ 정부 서비스 건물 개관식에 참석한 라이칭더(오른쪽) 대만 총통이 수란겔 윕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응게룰무드 AFP 연합뉴스
6일 공개된 사진에서 대만이 자금을 지원한 팔라우의 새로운 ‘원스톱’ 정부 서비스 건물 개관식에 참석한 라이칭더(오른쪽) 대만 총통이 수란겔 윕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응게룰무드 AFP 연합뉴스


대만의 세계 최장 계엄령 기록은 10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의 계엄령이 2011년 48년 만에 해제되면서 깨졌다.

민진당에서 배출한 세 번째 국가 지도자인 라이 총통은 “과거 국가의 잘못에 대한 진실을 회복하고 대중이 권위주의 통치의 본질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민주주의, 자유, 인권을 지지함으로써 대만은 다른 나라들과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가치들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단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의 발언은 집권 여당인 민진당에서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동조한다는 비난을 받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올린 지 며칠 만에 나왔다.

이 게시물은 윤 대통령이 제기한 계엄 선언의 정당성을 반복해 충격을 안겼는데 여기에는 “한국 의회가 북한 세력에 의해 조종되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민진당의 게시물은 약 20분 만에 삭제되었고, 이후 “국제 정보를 공유하고 국내 정치 상황과 비교했을 뿐이며, 계엄령을 지지하는 의미가 전혀 아니었다”라는 내용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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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라이칭더(오른쪽) 대만 총통이 수란겔 윕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응게룰무드 EPA 연합뉴스
5일 라이칭더(오른쪽) 대만 총통이 수란겔 윕스 주니어 팔라우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응게룰무드 EPA 연합뉴스


야당인 국민당은 민진당의 계엄 옹호 발언을 비판하며, 라이 총통에게 사과와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6일 국민당 의원도 “국민당이 1949년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중국 공산당 세력의 잠재적인 공격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한편 라이 총통의 미국 영토를 포함한 해외 순방에 항의하는 중국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은 이번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 중국 인민해방군은 즉각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벌이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군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들의 잇따른 숙청으로 군사 훈련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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