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재임 1326일 중 532일 휴가…국민 48년치” 美공화당 비난

“대통령, 재임 1326일 중 532일 휴가…국민 48년치” 美공화당 비난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09-08 18:10
수정 2024-09-08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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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집계
“바이든, 재임 중 40.3%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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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2024.8.31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2024.8.31 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장기 휴가를 문제 삼았다.

1일(현지시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바이든 대통령이 16일째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국정 운영은 누가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RNC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까지 재임 기간 1326일 중 532일을 휴가에 썼다. 4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40.3%가 휴가였다.

미국 여행사 익스피디아 보고서 등을 보면 미국인은 1년 평균 11일의 유급 휴가를 받지만 그마저도 모두 사용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3.6년 만에 국민의 48.3년 치 휴가를 쓴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델라웨어주 월밍턴 자택이나 레호보스 비치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 또는 휴가를 보내곤 했다. 이날도 레호보스 비치에서 일광욕하며 재충전했다.

하지만 이날은 하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미국 이중 국적자 1명을 포함,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인질로 잡혀 있던 민간인 6명의 시신을 발견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학살당하는 동안 바이든은 16일 연속 휴가를 보내면서 해변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난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기 휴가에 관한 일각의 지적에 대해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은 현대 대통령의 평균보다 휴가를 적게 썼으며, 어디에 있는 매일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철저한 보안을 갖춘 통신장비를 동원해 원격 업무를 수행한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네바다주 레이크 타호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며 거의 매일 산불과 홍수 관련 브리핑을 받고 재난 선언에 서명했다. 기자회견을 열었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전화 통화를 하며 현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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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2024.8.31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2024.8.31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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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대통령 전용 비행기 ‘에어포스원’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2024.8.25 AFP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대통령 전용 비행기 ‘에어포스원’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2024.8.25 AFP 연합뉴스


미국 정상의 휴가는 우리 역대 대통령들과 사뭇 다르다. 1년에 30일 이상 망중한을 즐기는 일이 상례다.

트럼프도 2017~2021년까지 4년 재임 기간 378일의 휴가를 썼다. 그는 특히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나 개인 골프 클럽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마러라고 리조트는 ‘겨울 백악관’이라고 불렸을 정도다. 트럼프는 취임 2주 만인 2017년 2월에도 마러라고 리조트로 초호화 휴가를 떠나 지탄을 받았다.

퇴임 직전까지 55%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임기 내내 ‘호화 골프 휴가’로 국민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오바마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2주씩 휴가를 다녀왔는데, 8년간 휴가 일수는 328일이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8년간 1020일의 휴가를 다녀왔는데, 특히 2001년 여름에는 총 31일 연속 휴가를 써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갖고 있던 종전 기록(30일)을 갈아치웠다.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백악관을 ‘감옥’에 비유하며 답답함을 토로하곤 한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엄청난 백색 감옥’으로 칭했고,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도 ‘아주 좋은 감옥’이라고 불렀다. 바이든 역시 백악관을 ‘금박 입힌 새장’에 빗댔다.

다만 대통령 휴가 시 비밀경호국 요원을 비롯한 수행원을 동원하고 대통령전용헬기 ‘마린원’과 전용기 ‘에어포스’원까지 띄워야 하는 탓에 세금 낭비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오바마는 1억 500만 달러(약 1406억원), 부시는 1억 4000만 달러(약 1875억원)를 휴가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1억 4400만 달러(약 1928억원)를 휴가에 썼다.

그가 휴가를 갈 때면 이방카, 에릭, 티파니 등 자녀와 손자 등 가족 18명이 총출동했고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이들 외에 주변 인물까지 약 40명을 보호해야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가족이 마러라고 리조트에 한 번 갈 때마다 요원들 수당을 포함해 300만 달러(약 34억원)가 지출됐고 비밀경호국 예산은 바닥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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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휴가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8.31 AP 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휴가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8.31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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