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시장·후보 52명 희생…‘선거만 나오면 죽는’ 이 나라

1년간 시장·후보 52명 희생…‘선거만 나오면 죽는’ 이 나라

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입력 2024-04-03 15:01
수정 2024-04-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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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이후 현직 시장·후보 등 52명 희생”
“마약 카르텔 의심…보호금 막는 후보들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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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나후아토주 산미겔옥토판에서 경찰과 군인이 시장 후보 살인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PA 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나후아토주 산미겔옥토판에서 경찰과 군인이 시장 후보 살인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PA 연합뉴스
오는 6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멕시코에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잇따라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마약 당국과 끈끈한 카르텔을 맺고 있는 현지 갱단원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막으려는 후보들을 골라 범죄를 벌이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 과나후아토주 셀라야에서 우리 당 소속 시장 후보가 살해된 것을 확인했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거리에서 대면해야 할 이런 상황에 대해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라호르나다를 비롯한 현지 일간지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일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히셀라 하이탄(38) 셀라야 시장 후보는 산미겔옥토판 지역 전통 시장에서 유세를 준비하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지역 검찰 소셜미디어(SNS)에는 하이탄 후보가 당명을 외치며 길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총성이 들리고 곧이어 군중의 비명 사이로 거리에 쓰러진 후보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올라왔다. 특히 하이탄 후보는 이날 오전 속속 정당을 통해 신변 보호 요청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목숨을 잃어 더욱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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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약 카르텔과 관련된 범죄로 희생된 정치인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약 카르텔과 관련된 범죄로 희생된 정치인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앞서 2~3월에도 푸에블라, 할리스코, 게레로, 미초아칸 등 멕시코 여러 지역 시장 예비후보들이 총에 맞아 숨졌다. 현재 매체는 괴한에게 희생된 피해자들의 면면을 보면 소속 정당은 물론 여야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직 지자체장을 향한 암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미초아칸주(州) 추루무코의 기예르모 토레스 시장이 식당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레포르마를 비롯한 현지 일간지는 정치인들의 반복된 비극의 원인으로 ‘마약 카르텔’을 꼽았다.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들은 보통 지방 정부 관리나 돈 많은 사업가 등을 상대로 보호금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데, 선거 기간만 되면 이를 막으려는 정치인들이 나타나고 이들에 대한 암살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멕시코 싱크탱크 ‘선거연구소’는 2023년 6월 16일부터 전날까지 선거 폭력 사건으로 현직 시장과 후보 등 52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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