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가족의 상처 덧낸 이스라엘 극우 장관과 네타냐후 총리

인질 가족의 상처 덧낸 이스라엘 극우 장관과 네타냐후 총리

임병선 기자
입력 2023-11-21 17:22
수정 2023-11-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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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유니세프 사무실 앞에서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간 어린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스라엘 어린 인질들의 얼굴과 이름이 들어간 포스터들이 잔디밭에 놓여 있다. 텔아비브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유니세프 사무실 앞에서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간 어린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스라엘 어린 인질들의 얼굴과 이름이 들어간 포스터들이 잔디밭에 놓여 있다.
텔아비브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장관이 테러 혐의로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사형을 추진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가족들의 상처를 덧냈다. 인질 구출에 전력을 다해야 할 판국에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살 소리를 늘어놓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인질 가족들을 만나 하마스 섬멸과 인질 구출은 똑같이 중요한 일이라고 말해 인질 가족들을 낙담하게 만들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의회 크세네트에서 열린 공청회에 인질 가족들이 참석,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등 극우 성향 인사들과 부딪혔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일변도 조치로 갈등을 키워온 벤그비르 장관은 자국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가 추진한 법안은 현재 의회 내에서 논의 중으로, 법안 제정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으며 철회도 가능하다.

인질로 붙잡힌 가족들의 사진을 들고 의회를 찾은 가족들은 답답한 현 상황부터 우선 타개하자고 호소했다. 사촌 동생이 인질로 잡혀 있다는 길 디크먼은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라”고 외쳤다. 그는 이날 공청회를 주관한 국가안보위원회의 츠비카 포겔 위원장에게 더 이상 청문회를 진행하지 말아 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6주째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가족들은 벤그비르 장관이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처형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것이 하마스를 자극해 인질 석방을 더 어렵게 하거나 그들을 학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포겔 위원장은 “이 짐승들에게 더 이상 먹이를 줄 필요가 없다”며 하마스가 인질 가족들을 조종해 법안을 무산시키려 한다며 공청회를 강행했다.

아내와 딸이 납치된 헨 아비그도리는 “죽은 자들에 대해 얘기하는 대신, 살아있는 사람에 대해 말하라. 아랍인들을 죽인다는 얘기는 그만하라. 유대인들을 구하는 것에 대해 말하라. 이것이 당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벤그비르 장관과 같은 유대권력당 소속 알모그 코언 의원은 가족들을 향해 “당신들은 고통에 대한 독점권이 없다”며 소리를 질렀다. 그는 “우리 또한 친구 50명 이상을 묻었다”며 “우리가 아랍인들을 죽이고 싶어 한다고 말하지 말라. 우리는 안식일(10월 7일)에 그들을 죽이러 가지 않았다. 그들이 우리를 죽이러 왔다”고 말했다.

얼마 뒤 코언 의원은 기침을 연발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TOI는 전했다. 그는 나증에 채널12 인터뷰를 통해 사과를 거부하며 인질 가족들이 쓰는 언어에 격한 반응을 하긴 했지만 지금은 벤그비르 장관의 법안을 추진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다른 전시내각 구성원들과 함께 이날 저녁 인질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 섬멸보다 인질 구출을 앞에 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촌이 납치됐다는 우디 고렌은 “우리가 들은 건 하마스를 무너뜨리는 것과 인질 구출은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실망스럽다. 그들은 하마스를 무너뜨리는 데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릴 것이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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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각은 또 인질 석방을 위한 하마스와의 협상과 관련한 세부 사항도 공유하지 않았다고 고렌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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