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고마워할 줄…” 英 국방장관 일침에 젤렌스키 “늘 감사해 왔다”

“좀 고마워할 줄…” 英 국방장관 일침에 젤렌스키 “늘 감사해 왔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7-13 10:05
수정 2023-07-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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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월리스(왼쪽) 영국 국방장관이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 도중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어깨를 두드려주고 있다. 오른쪽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빌뉴스 AP 연합뉴스
벤 월리스(왼쪽) 영국 국방장관이 1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 도중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어깨를 두드려주고 있다. 오른쪽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빌뉴스 AP 연합뉴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서방의 무기 지원을 계속 재촉하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좀 고마워할 줄 알라”고 일침을 놓아 눈길을 끌었다.

월리스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도중 언론 브리핑에서 “사람들은 약간 감사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BBC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6월에 11시간 차를 타고 회의에 참석하러 우크라이나에 갔다가 그들이 원하는 무기 목록을 받고 ‘우린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일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고귀한 것이고, 우리의 자유에 관한 것이기도 하지만, 당신은 때로는 각국에 무기 재고를 포기하라고 요구하거나 미국 의원들을 설득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좋든 싫든 그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관해 불만을 제기한다고 전하면서 “그들은 ‘우린 아마존이 아니다’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월리스 장관의 발언은 전날 나토가 우크라이나 가입 일정을 제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터무니없다”고 반발한 것과 관련해 서방 국가들의 분위기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월리스 장관은 나토 사무총장 직을 희망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지를 보내주는 영국과 영국 총리 및 국방 장관에게 늘 감사한다”며 “월리스 장관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우리가 달리 어떻게 고마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는 농담처럼 곁에 있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에게 “영국 국방장관과 문제 있어요? 고맙다고 말했어요?”라고 묻고 “아침에 일어나서 개인적으로 장관에게 감사를 표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월리스 장관의 발언과 달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러 차례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BBC는 월리스 장관의 발언은 친척에게 내년에도 선물을 받을 수 있으려면 편지를 써야 한다고 부모가 자녀에게 얘기하는 일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토의 단합을 강조하고 부각시키는 자리에서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이 외교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월리스 장관이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지해 온 인물인 만큼 이런 솔직한 반응도 용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나토는 정상회의를 폐막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확실한 답을 들려줬다. 주요 7개국(G7)이 별도의 선언문도 발표하는 등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만족할 만한’ 안전보장 대책을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토는 조건부 가입 약속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끝내 실망시켰지만, 우크라이나군 현대화 등을 골자로 한 다년간 지원 프로그램과 나토와 우크라이나 간 주요 위기 대응 및 의사 결정을 하는 장관급 협의체인 ‘나토-우크라이나 평의회’를 약속했다. G7 정상들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장기적인 군사·경제지원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문을 별도로 발표하는 모습도 상징하는 것이 적지 않았다.

러시아의 재침략을 방지하기 위한 양자·다자간 안전보장 협정 체결 논의를 즉각 개시하는 한편, 현대적인 군사장비 제공, 대러 제재·자산 동결 등 경제 대책에 대한 약속이 포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안보 승리’로 평가하면서도 “우리가 나토 가입 초청을 받았더라면 최상의 결과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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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를 추후 러시아와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하는 것은 지속적인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서 더 강력한 위치에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협상하는 것과 관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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