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실험하면 우리도” 푸틴 국정연설,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 서방에 돌려

“미국 핵실험하면 우리도” 푸틴 국정연설,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 서방에 돌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3-02-21 21:00
수정 2023-02-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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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의회 국정연설을 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의회 국정연설을 하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연방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전쟁 책임을 서방에 돌리며 핵무기 사용 의지까지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는 2010년 미국과 체결한 포괄 핵무기 감축 협정인 ‘뉴스타트’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미국이 핵실험을 하면 러시아도 하겠다고 밝혔다.

1시간 45분간의 연설 동안 1년 전 침공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을 나치식 학살에서 구하기 위한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책임을 서방에 돌렸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전부터 서방과 무기 공급에 대해 의논했다”면서 “서방이 지역 분쟁을 글로벌 분쟁으로 확대하려 한다”며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예고 없이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미국의 지원을 약속받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태도를 보이면서 평화 협상을 통한 화해의 실마리를 찾기조차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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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휴전을 감시하는 ‘휴전·전선 안정화 문제 감시 및 조정 공동센터’(JCCC) 직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루한스크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휴전을 감시하는 ‘휴전·전선 안정화 문제 감시 및 조정 공동센터’(JCCC) 직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루한스크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전쟁을 획책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에 맞서 국익과 세계 질서를 수호하려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연설에서 새롭게 밝힌 것은 핵무기 협정 ‘뉴스타트’ 탈퇴말고는 없었다.

그는 “반러 정책의 목적은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이라며 “서방 엘리트는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고 러시아를 완전히 끝장내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승리와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경제적 난국을 돌파하는 것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우리 국민 대다수가 돈바스 방어를 위한 작전을 지지한다. 패배는 불가능”이라며 “서방은 우리 경제를 꺾지 못했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초했다. 러시아의 경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대의회 국정연설에 나선 것은 2021년 4월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두 시간에 가까운 연설 에서 많은 부분을 미국과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등 서방세계 비판에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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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매년 대의회 국정연설을 통해 국가 정세와 국내외 주요 정책 방향을 발표해야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정연설을 취소했다. 올해 연설에는 해외 인사를 초청하지 않았으며, 외신도 친러시아 국가의 기자만 취재가 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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