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노란옷’ 극우 수천명, 의회·대통령궁 난입해 “대선 불복”

브라질 ‘노란옷’ 극우 수천명, 의회·대통령궁 난입해 “대선 불복”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3-01-09 16:31
수정 2023-01-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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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불복, 대통령 하야 주장… 400여명 체포
보우소나루 지지자 상징하는 노란 옷 입어

‘트럼프 지지’ 미국 의회난입참사와 판박이
바이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
국정안정 위해 경제회복이 핵심…쉽지 않아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 옥상에 올라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AP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 옥상에 올라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AP
지난해 10월 브라질 대선결과를 부정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극우 지지자 수백명이 일요일인 8일(현지시간)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하는 초유의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2018년 1월 6일 미국 의회난입 사태의 판박이로, 서방은 극우진영의 ‘민주주의 훼손’을 비난했지만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우소나루 지지자 수천명이 브라질리아 연방관구의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 등에 난입했다. 연방관구 주지사는 400여명을 체포됐고 엄정한 사법 처리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브라질 민주주의의 상징인 3권 광장 인근에 시위대가 탑승한 100대가 넘는 버스가 정차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상징인 노란색 옷을 입은 시위대는 바리케이드와 경찰 저지를 뚫고 난입해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 내부 시설을 부수고 ‘무법 지대’의 아수라판으로 만들었다. 시위대는 의회 건물 지붕 등에 올라가 ‘룰라 퇴진, 군부 쿠데타, 대선 불복’ 등을 외쳤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 내에 자이르 보르소나우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난입해 부순 시설물. AP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 내에 자이르 보르소나우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난입해 부순 시설물. AP
이날 폭동 사태에서 브라질의 모더니즘 거장인 에밀리아누 디 카발칸티의 작품 등 예술품도 큰 피해를 입었다. 3기 정부 출범 1주일 만에 민주주의 위기 상황을 맞게 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군을 투입해 약 5시간 만에 폭동을 진압했다.

그는 시위대를 “광신도, 신파시스트(Neo-Fascists)”라고 비난한 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공격을 독려하는 듯한 몇 번의 연설을 했다”며 전임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증거도 없는 혐의를 부인한다. 평화 시위는 민주주의의 일부지만 오늘 일어난 것처럼 공공건물에 침입하고 약탈을 벌이는 것은 규칙을 벗어난 일”이라고 썼다. 그는 룰라 대통령에게 ‘50.9%대 49.1%’라는 초박빙 차로 대선 결선 투표에서 패배한 후 권력 이양에는 동의했지만 최고선거법원에 대선 전자개표기의 오류검증을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그는 룰라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채 작년 말부터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에 체류 중이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주요 군부대 앞에 일명 ‘애국 캠프’를 차리고 룰라 취임 반대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됐다. 브라질 당국은 이날 밤 3부 기관의 내부 통제권을 확보한 상태라고 현지 TV 글로부가 전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 위를 날고 있는 경찰 헬리콥터. AP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의회 위를 날고 있는 경찰 헬리콥터. AP
이날 미국 남부의 국경인 텍사스주 엘패소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충격적이다”리고 말한 뒤 트위터에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라고 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폭동을 ‘쿠데타 시도’로 규정했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지지를 표명했다. 미 상원 민주당 외교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2년 전 자국 사태와 비교하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유산이 서반구를 오염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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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대통령이 국정을 빠르게 안정시킬지는 미지수다. 브라질 이념전쟁의 근간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좌파의 거두인 룰라 대통령은 누구나 ‘스테이크와 맥주’를 즐기던 좋은 시절을 회복하겠다며 3선에 성공했지만, 자국 내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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