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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가스 공급능력의 20% 수준↓
독일, 러시아 천연가스 무기화 비판
유로존 경제 휘청, 물가 오를것러시아가 독일에 천연가스 공급을 열흘 간 끊었다가 40%만 재개한 지 나흘 만에 다시 2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에너지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유럽 국가들이 겨울 난방에 필요한 가스를 비축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유럽연합(EU)의 경기침체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Gazprom)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해저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터빈 가동을 기술적 이유로 추가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단 시점은 27일 오전 7시로 하루 송출량은 현 공급량(6700만㎥)의 절반인 3300만㎥까지 줄게 된다. 이는 기존 공급능력(1억 6000만㎥)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가스프롬은 포르토바야 가압기지에서 현재 2개 터빈만 가동하고 있는데 터빈 1개가 추가로 중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쏟아내자 이를 보복하기 위해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 경제부는 “정보에 따르면 수송을 감축할 기술적 사유가 전혀 없다”면서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스 공급 축소 여파로 독일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스가 부족해지면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고, 독일의 경제 부담은 더 커진다. 오는 29일 발표되는 독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칠 거라는 전망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8월물 기준)은 전장보다 10.48% 급등한 메가와트시(MWh)당 176.62유로에 거래됐다.
러시아, 천연가스 완전 중단 시 유럽 국가 경기침체 가속화다른 유럽 국가도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영국이 대표적이다. 전체 가스 수입량 가운데 러시아산이 4%도 안 되지만 이미 에너지 가격이 올라 전체 물가가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을 기준으로 EU가 수입하는 전체 가스의 40%가 러시아산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유럽행 러시아산 가스의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정도로 감축된 상태다.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삼고 있다면 천연가스 공급 감소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가 가스를 전면 차단하면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등이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EU 집행위는 26일 에너지장관급 이사회에서 에너지 15% 감축안에 대한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