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격에 우크라 문화유산 등 39곳 파괴…“정체성 지우려는 것”

러 공격에 우크라 문화유산 등 39곳 파괴…“정체성 지우려는 것”

임효진 기자
입력 2022-03-29 11:19
수정 2022-03-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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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손상될라’…조각상에 보호막 씌우는 우크라인들
‘전쟁통에 손상될라’…조각상에 보호막 씌우는 우크라인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21일(현지시간) 인부들이 고가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외관에 세워져 있는 조각상에 보호막을 씌우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 시설 여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다. 2022.3.22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지금까지 최소 39곳의 문화유산과 박물관 등을 파괴하거나 약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정체성 지우기로 보고 있다.

29일 미국 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키이우(키예프)에 있는 비영리 정치단체 ‘트랜스애틀랜틱 대화 센터’(Transatlantic Dilogue Center)는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전국에서 최소 39곳의 주요 역사·문화 시설이 파괴되거나 약탈당하고 폐허로 변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 미술관의 미즈기나 발렌티나 관장은 예술작품 2만5000여 점이 있는 미술관 주변에 러시아군이 쏜 포탄이 떨어져 건물이 흔들리고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면서 직원들이 작품을 안전한 장소로 옮겨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포격을 받은 17세기 유산 하르키우 홀리 도미션 성당은 피해를 입었다. 성당 안에 있던 민간인들은 다치지 않았지만, 이 공격으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유리창이 깨지고 일부 장식물들이 심하게 파손됐다.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 시의회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 2000여 점이 전시된 아르히프 쿠인지 미술관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 1만5000여 명이 학살당한 드로비츠키 야르에 있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파괴했다고 말하며 “정확히 80년 만에 나치가 돌아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7곳 있으며 1954년 체결된 헤이그협약은 역사적 기념물과 문화유산을 목표로 공격하는 행위를 국제법상 전쟁범죄로 규정한다. 이에 일부 문화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문화유산 파괴가 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화부 이리나 포돌랴크 전 차관은 “러시아가 주택과 병원 학교는 물론 문화유산까지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즉 우리 유산과 역사, 정체성, 독립국으로서의 우크라이나를 지도에서 아예 지워버리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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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은 역사문화 유산 파괴를 막기 위해 중요한 유물 등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거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시설물 위에 보호 장치를 씌우는 등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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