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외투→반팔티… 젤렌스키, 국민 희생에 푸틴에 “협상하자”

양복→외투→반팔티… 젤렌스키, 국민 희생에 푸틴에 “협상하자”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3-21 12:35
수정 2022-03-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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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준비 됐다. 무고한 국민 잃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푸틴에 담판 제안
서방 무기 지원에 러시아 첨단무기로 대응
전쟁에 집 잃은 국민 1000만명 넘는 상황 
무차별 포격 가하는 러, 실무협상에만 집중
왼쪽부터 2월 22일, 2월 26일, 3월 2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모습. 러시아의 침공 전 양복에서 침공 직후 국방색 외투로, 또 최근 반팔티셔츠로 복장이 바뀌었다. AP
왼쪽부터 2월 22일, 2월 26일, 3월 2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모습. 러시아의 침공 전 양복에서 침공 직후 국방색 외투로, 또 최근 반팔티셔츠로 복장이 바뀌었다. AP
양복을 입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직전인 지난달 20일쯤 국민들에게 러시아와의 전쟁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침공을 단행하자 이틀뒤 면도도 못하고 키이우에 선 그는 서방의 탈출작전을 거부했다며 국가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이달 20일(현지시간) 반팔 티셔츠만 입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역시 면도도 못한 얼굴로 등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담판을 제안했다. 그는 점점 증가하는 국민의 희생을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미 의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수많은 서방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군사적 지원을 호소했지만 3차 세계대전을 우려한 미국 등은 우크라이나 파병은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빠른 결판이 가능한 정상 담판보다 실무진 간 양국 평화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전쟁 영웅’으로 평가받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힘든 순간에 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CNN 인터뷰에서 “나는 그(푸틴)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지난 2년 동안 준비돼 있었다. 협상 없이는 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쟁을 멈추게 할 단지 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현장에서 매일 사람들, 무고한 국민들을 잃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통해 존엄성을 증명할 능력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불운하게도 우리의 존엄성이 생명을 보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르비우주 야보리우 기지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군 전사자의 합동 장례식. 2022.3.14 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르비우주 야보리우 기지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군 전사자의 합동 장례식. 2022.3.14 A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폴란드의 미그 전투기 지원 및 자국 영공의 비행금지구역 지정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하도록 미국 의회에 호소했다. 이는 미 정치권의 큰 지지를 끌어냈지만 결과는 기존과 같이 무기 지원 규모를 늘리는 선이었다. 러시아는 이에 극초음속미사일 ‘킨잘’을 동원해 타격했고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무기를 동원해 분전할수록, 민간인의 피해는 급속도로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가 생화학무기와 핵무기를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미국과 서방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협상할 계획은 아직 없는 듯 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중재 노력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날 “국가 간 (분쟁을) 중재할 수는 있지만, 선과 악 간의 중재 시도는 실수”라며 특별한 성과가 없는 것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CNN에 푸틴 대통령과 자신의 정상 간 협상 시도가 실패할 경우 이번 전쟁이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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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차까지 진행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회담에서 러시아 측 협상 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와 나토 불가입 문제는 양측이 최대한 입장을 좁힌 조항”이라며 양국 정상 회담은 평화협정에 합의한 뒤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무차별 포격으로 압박하며 요구조건을 하나라도 더 관철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1000만명 이상이 집을 잃었고 380만명이 국외로 피난을 떠난 것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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