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영웅’ 파키아오, 내년 대선 출마 시사…두테르테와 신경전

필리핀 ‘복싱영웅’ 파키아오, 내년 대선 출마 시사…두테르테와 신경전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7-02 22:07
수정 2021-07-0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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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복싱영웅 복귀전 준비
필리핀 복싱영웅 복귀전 준비 필리핀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가 8월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복귀전을 위해 고향인 제너럴 산토스의 본인 소유 체육관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파키아오는 2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2021.7.2
AFP 연합뉴스
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42)가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은 파키아오 견제에 나서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두 사람이 서로 견제하며 신경전을 벌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달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복귀전을 위해 고향에서 경기 준비 중인 파키아오는 2일 AFP통신과 만나 향후 계획과 관련해 “나는 정치인이다. 모든 정치인은 더 높은 자리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때에 내 결심을 발표할 것이다. 아마 시합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상원의원인 파키아오가 언급한 ‘더 높은 자리’란 대통령직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파키아오는 오랫동안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자였지만 최근 들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현 정부의 부패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친중국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파키아오는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무차별적 살인으로 인권침해 비판이 제기됐던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서도 (집권해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개인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적절한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또 만약 대통령이 될 경우, 현 대통령을 형사 고발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냐는 질문에도 “모든 사람은 법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두테르테 대통령의 퇴임 후 신변 보장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파키아오의 이러한 ‘거리두기’에 과거 공개적으로 “차기 대통령감”이라며 파키아오를 치켜세우던 두테르테의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두테르테는 전날 파키아오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파키아오가 의사당에 앉아 있기를 기대한다. 어디 가지 말고 네가 얘기하던 부패 혐의를 조사해 찾아내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너는 더러운 자식’(shit)이라고 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2014년 의회 출석 일수가 단 4일에 그친 파키아오의 불성실한 의정 활동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두테르테는 “권투 챔피언이 정치에서도 챔피언이라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는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있다”라고도 했다.

필리핀은 6년 단임제를 택하고 있어,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 두테르테의 딸인 사라(42)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현재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 사라 시장이 파키아오를 비롯한 다른 주자들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두테르테가 내년 대선에 부통령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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