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오스카 최악” 비난했다가 되려 ‘조롱 섞인 동정’

트럼프 “올해 오스카 최악” 비난했다가 되려 ‘조롱 섞인 동정’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5-01 12:47
수정 2021-05-0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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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배우 윤여정.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배우 윤여정.
AP 연합뉴스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씨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여느 때보다 다양한 배경의 수상자를 배출해낸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가 오히려 ‘조롱 섞인 동정’의 시선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그 이틀 전 개최된 올해 오스카상 시상식에 대해 “유사 이래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면서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하느라 지루해진 동시에 할리우드 엘리트들이 공화당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정치적 올바름’에 집착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한 것은 주요 부문 수상자들 다수가 비백인인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여정씨가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감독상과 작품상의 영예도 중국 국적의 여성 감독인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영화 ‘노매드랜드’가 가져갔다. 그밖에 남우조연상도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흑인 배우 대니얼 칼루야가 수상했다.

물론 남녀주연상은 각각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와 ‘노매드랜드’의 프란시스 맥도먼드 등 백인 배우가 수상했는데, 이와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때에도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할리우드와 노골적으로 불화를 빚어왔다.

그러나 이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은 별다른 공감을 얻지 못했을 뿐더러 ‘조롱 섞인 동정’마저 받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성명을 각 언론사에 팩스 또는 이메일로 전송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인 지난 1월 6일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두둔하고 방조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여러 차례 올렸다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계정이 정지됐다.
지미 키멜 라이브.
지미 키멜 라이브.
미국의 유명 방송인이자 토크쇼 진행자인 지미 키멜은 트럼프의 성명이 나온 다음날 자신의 토크쇼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이틀이나 지난 후에야 고작 팩스로 성명서를 내는 현실이 우습다”며 꼬집었다.

또 아카데미 시상식 측에서 낸 대응을 전하며 “올해 시상식 (시청률)이 좋지 않았다면 그건 전적으로 당신(트럼프)이 지난해 우리에게 코로나19를 선사했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키멜에 따르면 아카데미 위원회 측은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 당신은 어서 빨리 침대로 가서 TV나 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일침을 가했다.

키멜은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 오스카상의 과거 그 자체”라며 “백인 중심에다 금에 집착하고 늙었으며 자기 잘난 줄만 안다”며 맹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석권하자 한 연설 자리에서 “한국 영화가 수상을 하다니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느냐”라며 “이미 한국과 무역 등 문제가 잔뜩인데 작품상을 한국에 준다고?”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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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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