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위안부 논문’ 결국 출판되나… 방패가 된 ‘학문의 자유’

램지어 ‘위안부 논문’ 결국 출판되나… 방패가 된 ‘학문의 자유’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3-10 14:02
수정 2021-03-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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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LE저널 인쇄본 출판 가능성 시사
“이 논문은 최종적인 출판물로 간주”

하버드대·렘지어 등 학문의 자유 거론
크림슨 “기본 사실에 반하면 출판 안돼”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램지어 교수 망언 논문 규탄 피케팅.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지난달 25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램지어 교수 망언 논문 규탄 피케팅.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을 발간키로 했던 학술지가 인쇄 강행을 시사했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 자진 철회는 물론이고 출판사의 인쇄 거부도 힘들어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법경제학국제리뷰(IRLE)는 지난 5일(현지시간) 해당 논문에 대한 ‘우려 표명’ 공지문을 업데이트해 “저널은 전체 호(號)가 완성되고 인쇄본으로 나오기 전에 개별 논문이 최종적이고 인용 가능한 형태로 온라인 출판된다는 ‘논문 기반 출판’ 방식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논문은 공식적이고 최종적인 출판물로 간주되며, 색인화와 아카이브 서비스로 이미 보내졌다”고도 했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하버드대 로스쿨 유튜브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하버드대 로스쿨 유튜브
이미 온라인으로 공개됐으니 학술지의 인쇄본에도 해당 논문이 실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린 것으로 읽힌다. 이외 저널은 “논문의 역사적 증거에 대한 우려들과 관련해 저자와 논의 중”이라면서도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 논문을 포함한) 저널 인쇄본은 작업이 끝나자마자 발행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논문은 ‘진실 검증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는 각계의 지적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가 9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제임스 롭슨 하버드대 교수(아시아센터장)와 같은 대학 석지영 로스쿨 교수의 대담에서도 석 교수는 “학자들이 전파하는 지식은 진실 검증 단계를 거쳐 도출된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램지어 교수가 한국인 위안부의 계약서를 확보하지 못했고, 중요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제시한 인용문이 반대의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도덕적인 분노나 한일 관계 때문이 아니라 학문 진실성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도 했다.
‘파이트 포 저스티스’,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 일본 시민·학술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실체를 부정하는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 내용을 비판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트 포 저스티스’,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역사교육자협의회 등 일본 시민·학술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실체를 부정하는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 내용을 비판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소위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주체들은 학문의 영역이라며 직접 개입을 꺼리는 모양새다. 이미 하버드대는 ‘학문의 자유’를 언급하며 뒤로 물러선 바 있다. 램지어 교수 본인도 지난달 25일 로스쿨 동료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의 논문에 대한 논란이 “자생력을 지니게 됐다”고 전했다고 하버드 크림슨이 전날 보도했다. 자신이 쓴 논문이나 자신의 손을 떠났다는 의미다.

주미 한국 대사관 등 현지 유관기관들도 학문적 영역에 직접 개입하기가 쉽지 않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당 논문이 인쇄본으로 나올 경우 학문적으로 반박하는 또다른 논문이 나오는 것 외에는 특별한 대응은 힘들다는 게 현지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버드 크림슨은 전날 사설에서 “우리는 학문의 자유를 존중한다. 하지만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학문의 자유로 보호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학문적 이론은 기본적인 사실에 반한다면 출판할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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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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