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법원, ‘카슈끄지 살해’ 일당에 사형→징역 20년 감형 확정

사우디 법원, ‘카슈끄지 살해’ 일당에 사형→징역 20년 감형 확정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9-08 06:41
수정 2020-09-0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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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말 카슈끄지 AFP 연합뉴스
자말 카슈끄지
AF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왕실에 비판적이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5명에게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고 국영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사형이 선고된 데에서 대폭 감형된 것이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카슈끄지는 미국에서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터키 국적의 약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2018년 10월 2일 관련 서류를 받으러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사우디에서 온 ‘협상팀’에 잔혹하게 살해됐다.

당시 총영사관에 들어갔던 카슈끄지는 이후 다시는 총영사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시신조차 찾지 못한 것이다.

다만 카슈끄지가 살해되던 순간을 녹음한 파일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제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당시 국제 인권단체는 사우디 왕실의 실세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의 살해에 가담한 혐의로 11명을 기소했지만 배후로 지목되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 3명은 지난해 12월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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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실세이자 지난해 10월 발생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2019.04.02 EPA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실세이자 지난해 10월 발생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2019.04.02 EPA 연합뉴스
국영방송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나머지 8명 중 5명에게 사형이 선고됐지만, 올해 5월 카슈끄지의 유족이 종교적 관용을 베풀어 사형을 집행하지 말라고 법원에 탄원한 뒤 감형됐다고 설명했다.

살해에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나머지 1명은 이날 징역 10년형을, 다른 2명은 7년형을 받았다. 각 피고인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건이 벌어진 터키 법원에서도 관련 피고인 20명에 대한 재판이 궐석으로 진행 중이다.

이들 중에는 사우디 정보기관의 2인자였던 아흐마드 알아시리 등 사우디 검찰이 기소한 11명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 사우드 알카흐타니도 포함됐다.

사우디에선 지난해 12월 재판에서 알아시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됐고 알카흐타니는 기소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는 ‘꼬리자르기’식 판결이라면서 사우디 사법부가 왕실에 종속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 사우디 왕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하지 않았고 사전에 계획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으며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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