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적십자사, 혈장 기증 호소에도 2주 새 기증자 3명뿐
코로나19 중증환자 김모씨의 혈장치료를 받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혈장치료 후 폐렴 등으로 뿌옇게 보이던 폐가 나아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반 헝 교수가 이끄는 홍콩대학 연구원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이 코로나19와 싸우는 환자들의 바이러스의 99%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 발견했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혈구(血球)를 제외한 액상 성분으로, 세포의 삼투압과 수소 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이 코로나19와 싸우는데 필요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 그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헝 교수는 “지난주까지 심각한 상태였던 한 코로나19 환자가 혈장 치료를 받은 후 인공호흡기를 떼어낼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도 10명의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에서 혈장 투여 1주일 만에 환자들의 증상이 상당히 개선된 사례가 있었다.
이에 홍콩 적십자사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에게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혈장을 기증할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홍콩 적십자사가 혈장 기부를 호소한지 2주일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혈장을 기증한 사람은 3명뿐이다.
홍콩 적십자사의 리척퀑 박사는 “기증받은 3팩의 혈장 가운데 2팩을 환자 치료에 투여했는데, 환자들의 바이러스 수치가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며 “코로나19 치료에서 고무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각 기증자는 한번에 500∼600㎖의 혈장을 기증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에서 회복됐다고 해서 누구나 혈장을 기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상적인 기증자는 18세에서 60세 사이 연령대에 몸무게는 최소 60㎏을 넘어야 하며, 만성질환이 없어야 한다.
리 박사는 “여성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임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증을 받지 않는다”며 임산부의 혈장은 코로나19 환자에게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완치자들이 병원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혈장 기증에 나서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홍콩에서는 전날까지 1천5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완치 후 퇴원한 사람은 1천9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