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부추기는 이른 더위, 코로나 종식 걸림돌 되나

나들이 부추기는 이른 더위, 코로나 종식 걸림돌 되나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20-05-04 22:32
수정 2020-05-0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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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들이 인파 몰려 해변 다시 폐쇄
中, 주말 하루 관광객 3000만명 넘어
전문가 “방심 땐 가을 대규모 전염 폭발”
마스크도 없이… 센트럴파크로 쏟아져 나온 뉴욕 시민들
마스크도 없이… 센트럴파크로 쏟아져 나온 뉴욕 시민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첫 주말을 맞은 2일(현지시간) 뉴욕의 시민들이 센트럴파크의 대표적 휴식공간인 ‘시프메도’로 몰려나와 일광욕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으로 뉴욕주에서 2만 4000명가량이 사망했고 지금도 하루 300명 가까이 숨지고 있지만 공원을 찾은 이들 가운데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사회의식 부재를 보여 주고 있다.
뉴욕 게티/AFP 연합뉴스
기온이 오르면 코로나19가 사라지거나 전염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둘러싼 학계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른 더위로 북반구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것은 확실해 보인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동제한령 해제와 가파른 기온상승이 겹치면서 각국이 ‘나들이 인구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뉴저지의 기온이 섭씨 20도를 넘자 야외 나들이 인파가 쏟아졌다. 뉴욕 센트럴파크는 소풍객으로 북적였고, 뉴저지 리버티 주립공원도 붐볐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산책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야외 공원이나 플로리다주 해변도 마찬가지였다. 캘리포니아주는 마스크도 쓰지 않은 인파가 쏠리자 오렌지카운티 해변을 다시 폐쇄했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외부에 나가도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해 달라”며 마스크 착용을 수차례 강조했다.

중국 역시 5일까지 이어지는 노동절 연휴를 즐기려는 인파가 주요 관광지에 몰렸다. 문화여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에는 전국 관광객 수가 3085만 7000여명에 달했다. 이동제한령을 단계적으로 풀고 있는 유럽 역시 고민에 빠졌다. 스웨덴 남부도시 룬드는 지난달 말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 인파를 막겠다며 중앙공원 잔디밭에 닭똥 1t을 뿌리는 엽기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축제는 조용히 지나갔고 현지언론은 시의 전략이 “쓰레기 같았지만 훌륭했다”고 보도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아직 긴장을 풀기엔 이르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스콧 고틀립 미 식품의약국 전 국장은 CBS에 출연해 “올여름 하루 2만~3만명의 확진자가 꾸준히 유입돼 하루 1000명씩 사망하는 등 코로나19는 지속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면서 “방심한 채 가을을 맞아 학교와 직장에 복귀하면 느리게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다시 새롭게 대규모 전염으로 폭발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20-05-0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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