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견제구로 비상 걸린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견제구로 비상 걸린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

김규환 기자
입력 2018-07-30 16:47
수정 2018-07-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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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중국제조 2025’ 전략에 맞춘 첨단기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중국 자본의 자국 기술기업 투자를 잇따라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중국 기업 메이디에 인수되면서 독일에서 첨단기술 유출 논란을 일으킨 쿠카의 산업용 로봇. 쿠카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6년 중국 기업 메이디에 인수되면서 독일에서 첨단기술 유출 논란을 일으킨 쿠카의 산업용 로봇.
쿠카 홈페이지 캡처
일본 니혼게이지이신문의 영문판 자매지 닛케이아시안리뷰는 30일 독일 정부가 중국 기업의 정밀기계업체 라이펠트메탈스피닝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의 라이펠트 인수는 공공질서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탓에 금지됐다고 독일 여당의 한 관계자가 설명했다. 독일 경제부는 다음 달 1일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직원 200여 명을 둔 강소(强小)기업인 라이펠트는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쓰이는 첨단 정밀기기를 생산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로켓을 만드는 데 쓰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기술 경쟁력이 뛰어나다. 인수를 추진한 중국 기업은 원자력 관련 장비를 취급하는 옌타이타이하이(煙臺臺海)그룹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앞서 27일 정책금융기관인 독일재건은행(KfW)을 동원해 송전회사 ‘50헤르츠’의 지분 20%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재건은행의 지분 인수는 중국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公司·SGCC)의 지분 인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50헤르츠는 독일 4대 송전회사 중 하나로 SGCC가 올해 초부터 지분 매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독일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정부는 주요 에너지 시설 보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외국 자본의 기업 인수와 관련해 강화된 규제를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다. 지난해 7월 독일은 EU 밖에 있는 해외 기업의 투자나 인수가 공공질서나 국가안보를 위협할 경우 전략적으로 주요 기업의 지분 25% 이상을 외국 기업이 인수하지 못하게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제정했다. 외국 기업의 인수·합병(M&A)이 공공질서나 국가안보를 저해하는지 조사하는 기간도 2개월에서 4개월로 늘렸다. 이 규정은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 시도를 정조준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설명했다. 독일의 움직임이 핵심 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선별 또는 억제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조치 중 일부라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중왕(忠旺)그룹의 미 알루미늄 기업 알레리스 인수와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리지의 미 반도체 기업 래티스반도체 인수를 잇따라 불허했다. 미국은 이어 지난 주에는 의회를 통해 자국 기술과 관련된 해외 투자와 거래에 대한 심사 절차를 강화했다. 영국 정부도 국가 안보를 침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기업이나 특허, 기타 자산에 대한 해외 인수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후오타리 미코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 연구원은 “중국의 해외 자산에 대한 욕구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선진국들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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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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