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나 시장 “숨진 사람 100명 넘을 듯…가옥 1천500채 소실”
23일 (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북동부 해안도시 라피나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로 폐허가 된 마티 마을의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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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소방청의 스타브룰라 말리리 대변인은 24일 오후 기준으로 사망자 수가 기존 50명에서 74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번 화재는 2007년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 화재의 희생자 수를 넘어서 수십년 만의 최악의 산불 참사로 기록되게 됐다.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로는 60여 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말리리 대변인은 또한 성인 164명과 어린이 23명 등 부상자 약 200명이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수십 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를 고려하면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에반젤로스 부르노스 라피나 시장은 “희생자 수가 100명을 넘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라피나 시의 주택 가운데 최소 1천500채가 완전히 불에 탔다”고 전했다. 전소된 자동차도 300여 대에 달한다고 라피나 시장은 전했다.
시속 100㎞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갑작스럽게 번진 불을 피해 집을 버리고 대피한 이재민만 하더라도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희생자가 집중된 마티 마을의 경우 마을 전체가 잿더미로 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양지로 유명한 마티는 26명이 바닷가 바로 앞의 낭떠러지 위에서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대다수의 주민이 순식간에 번지는 불길을 피해 바닷가로 피신한 가운데, 이날 해안경비대와 어선 등이 해안에서 구조한 사람은 700명에 육박하고,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사람도 19명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해안경비대는 바닷속에서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된 6구의 시신도 수습했다.
피해 지역은 유럽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으로, 현재까지 사망자 가운데 폴란드 국민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 산불은 바람이 잦아들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는 않았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보도했다.
그리스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럽연합(EU)과 주변국에 지원을 요청하자, 이날 이탈리아, 스페인, 키프로스 등 주변국들도 진화용 항공기나 소방 인력을 파견하는 등 그리스 돕기에 나섰다.
한편,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가적 비극 앞에 이날부터 사흘 동안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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