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반(反)난민 이탈리아 정부 비판...EU 또다시 분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반(反)난민 이탈리아 정부 비판...EU 또다시 분열

최훈진 기자
입력 2018-06-13 18:31
수정 2018-06-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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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반(反)난민 이탈리아 정부 비판...EU 또다시 분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반(反)난민 이탈리아 정부 비판...EU 또다시 분열 지난 11 스페인 발렌시아로 입항하는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629명을 태운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의 입항을 거부한 이탈리아 정부를 향해 12일(현지시간) “자국 이익밖에 모르고 무책임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성명을 내 “난민 문제를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대처해온 위선적인 나라들이 훈계를 하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맞섰다.

헝가리, 슬로베니아에 이어 이달 6일 이탈리아에 반(反)난민 강경노선을 지지하는 포퓰리즘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난민 문제를 둘러싼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이탈리아를 대신해 난민을 수용키로 한 스페인 당국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한편, 이탈리아를 공개적으로 몰아세웠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 11일 이탈리아와 유럽대륙 남쪽 섬나라 몰타의 입항 거부로 지중해를 표류하던 난민 구조선을 위해 발렌시아 항을 열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당시 성명을 통해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해 사람들에게 안전한 항구를 확보해주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고 밝혔다. 아쿠아리우스 호에 타고 있던 난민들은 4일간의 고단한 여정을 거쳐 스페인에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해사법에 따라 난민 구조선은 항상 가장 가까운 항구로 가야한다”면서 “만약 프랑스가 난민선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해안이라면, 프랑스에 입항해야 한다는 게 국제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 정부가 난민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는 이탈리아의 이민정책에 대해 “역겹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탈리아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극우정당인 동맹은“역겨운 것은 프랑스 난민 정책”이라면서 “자국 정책이나 먼저 돌이켜봐라”고 응수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오성운동) 노동경제개발 장관 겸 부총리는 “프랑스가 이제서야 책임감을 찾게 돼 기쁘다. 프랑스는 그들의 항구를 열어야 한다 우리가 프랑스로 난민들을 보낼 것”이라고 비꼬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탈리아를 감싸는 듯한 반응을 내놨다. 오르반 총리는 “(이탈리아 정부의 난민 구조선 입항 거부는)유럽 난민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만한 위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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