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은 걱정 마, 트럼프 자아가 볼턴 강경노선을 누를 테니”

“볼턴은 걱정 마, 트럼프 자아가 볼턴 강경노선을 누를 테니”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30 17:07
수정 2018-03-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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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변수’ 우려에 전문가 “이란핵은 오바마, 북핵은 트럼프 것” 설명

“트럼프의 자아(ego)가 볼턴의 강경노선을 누를 것이라는 내 생각이 옳다면, (트럼프에게) 미·북 합의에 흠결이 있어도 타결하는 데 무방할 것이다.”

북한과 협상 자체를 원천배제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의 등장으로 5월 말 북미정상회담은 해보기도 전에 이미 끝났다거나 심지어 열릴지조차 더 의심스러워졌다는 관측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최근 그렇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희귀한’ 견해들도 나타나고 있다.

노트르담국제안보센터(NDISC)의 마이클 데시 국장은 최고의 거래 기술을 가졌다고 자부하고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세기의 거래’를 과시하고 싶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아’의 열망에 주목해 ‘볼턴 변수’를 낮춰봤다.

“어느 정도 볼턴을 안다”는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연구원도 “기를 쓰고 논쟁에서 이기려는” 폭스뉴스 화면상의 볼턴과 또 다른 볼턴의 면모를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도적 조언자 역할”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데시 국장은 29일(현지시간) CNN 웹사이트 기고문에서 “볼턴의 등장이 이란 핵협정의 붕괴 신호일지는 모르겠으나, 나로선 역설적이게도 북한 핵위기의 외교적 해결 전망에 대해선 걱정이 덜 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타결된 이란 핵협정을 싫어하는 것은 그게 자신의 손으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데시 국장은 주장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보다 못한 북핵 협정에도 합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흠결이 있든 없든 자신의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란 핵협정이 비교적 좋은 협정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버리려 하는 것을 전략적인 면에선 이해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을 보는 방법은 전략과 관계가 없고 주로 개인적 차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초대를 그렇게 급하게 수락하는 등 최근 보인 몇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도 “오늘날 워싱턴에선 자아가 전략을 누른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볼턴 같은 “보좌진의 조언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외교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데시 국장은 말했다.

“냉소적으로 보면, 볼턴 기용은 트럼프가 흠결이 있더라도 역사적인 북핵 협정을 추구하기 위한 우익 보강 차원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오핸런 연구원은 지난 27일 브루킹스연구소 웹사이트 글에서 볼턴에 대해 “딕 체니 전 부통령보다도 2배” 더 강경노선이지만, “아마 트럼프 대통령과 강한 유대관계를 맺기 위해 많은 문제에서 자기 생각을 가슴에 감춰두고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란, 북한, 러시아 등에 관한 볼턴의 견해들에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긴 하지만 “그가 무모하다거나 저돌적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오핸런 연구원은 설명했다.

“문제는 볼턴이 어떻게 생각하고 대통령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려 하느냐는 게 아니라, 그의 조언이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정책 논의에 어떻게 끼어들어 가느냐 하는 것인데”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 제임스 매티스 국방,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내정자 등이 모두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오핸런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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