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6개월째 감금…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건강 ‘빨간불’

5년 6개월째 감금…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건강 ‘빨간불’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5 10:48
수정 2018-01-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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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의 건강이 위험 상태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줄리언 어산지
줄리언 어산지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로 국제 수배를 받자 2012년 6월 주 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정치 망명을 신청했다.

이후 5년 6개월 이상을 런던 소재 에콰도르 대사관 내에서 사실상 갇혀 지내고 있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은 24일(현지시간) 어산지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모두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어산지를 최근 진료한 두 명의 임상의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스턴 의과대학 교수 손드라 크로스비와 런던에서 일하는 임상 심리학자 브록 치점은 지난해 10월 사흘간 20시간에 걸쳐 어산지의 건강상태를 진단했다.

이들은 가디언에 보낸 글에서 “의사와 환자 간 기밀유지 보호에 따라 검진 결과는 공개할 수 없지만 계속된 감금으로 인해 그의 육체나 정신이 모두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는 의료적 측면에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전문적인 소견”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전한 내용은 어산지의 건강에 관한 가장 최근의 소식이다.

그동안 어산지는 어깨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했지만, 대사관 내부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해 방치돼왔다. 어산지는 또 폐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어산지가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다만 의사들이 최소한의 진료 도구를 갖고 대사관을 방문하는 것만 허용했다.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에서 미국이 수행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된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1급 수배대상에 올랐다.

그는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영국 대법원으로부터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자 신분으로 은신해 왔다.

대사관 내부에 갇혀 햇빛과 적절한 환기는 물론 바깥 활동도 제약되면서 어산지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 대사관은 영국 정부와 어산지의 치료와 관련한 교착상태를 끝내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어산지 체포가 미국의 최우선 사항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미 연방수사국(FBI)은 위키리크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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