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남아에 무기염가판매·합동훈련 통해 ‘친미→친중’ 만들어

中, 동남아에 무기염가판매·합동훈련 통해 ‘친미→친중’ 만들어

입력 2017-09-26 12:50
수정 2017-09-2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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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태국·싱가포르 등 전통적 친미국가도 중국에 눈길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동남아 지역 영향력 확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대규모 무기 제공과 합동 군사훈련, 장교 훈련 등 군사 분야에서 각국과 전개하는 협력 강화이다.

지난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양국 합동 군사훈련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급속히 커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국방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경제 사정이 여의치 못해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말레이시아는 미국이나 유럽산보다 저렴하고 차관 공여 조건이 관대한 중국산 무기 구매를 늘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총 12억 링깃(약 3천100억원) 규모의 연안순시선 4척을 중국에서 도입하기로 하는 등 군용기, 전함, 로켓포 등 중국산 무기 구매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양국이 고위급 방위위원회를 설립해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72억달러(약 8조원)를 투입해 해상운송의 요충지인 믈라카 해협에 거대한 항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오랜 동맹 관계인 라오스와 중국의 군사협력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이 라오스를 방문해 군 현대화에 도움을 주기로 약속했다. 현재 중국은 라오스의 최대 원조국이자 투자국이다.

미국의 오랜 동맹국인 필리핀은 지난해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변화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중국 해군 군함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필리핀 항구에 정박했으며,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20여 명의 장교를 중국에 파견해 훈련을 받도록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산 무기 5억 달러(약 5천600억원)어치를 구매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중국은 대량의 소총과 탄약을 포함해 7천300만달러(약 830억원) 가량의 무기를 필리핀에 무상 제공했다.

중국은 2012년부터 캄보디아의 최대 무기 공급원 자리를 차지했다. 판매, 이전, 원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무기를 공급하는 중국은 교관 제공과 장교 훈련 등을 통해 캄보디아군과의 인적 교류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티 반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은 중국이 캄보디아군 현대화를 돕기로 합의했다면서 장기적으로 중국산 전투기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통적인 친미국가였던 태국은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중국과 점차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6월 태국은 중국에서 34대의 병력 수용용 장갑차를 구매하기로 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양국 간 무기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는 예상한다.

태국 해군은 중국산 잠수함 구매를 위해 올해 135억 바트(약 4천5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는 총 360억 바트가 소요되는 3척의 잠수함 확보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양국은 지난해 5월과 6월 육상과 해상에서 합동 군사훈련도 전개했다.

SCMP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남아 지역은 미국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 수년 간의 사태 전개는 중국이 미국의 대안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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