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점령지 상실·경계강화에 ‘무풍지대’ 노린다

IS, 점령지 상실·경계강화에 ‘무풍지대’ 노린다

입력 2017-08-18 10:02
수정 2017-08-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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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 입증하려 테러…유럽핵심→주변부 ‘풍선효과’

유럽에서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스페인에서 17일(현지시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가 발생하면서 이제 세계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IS는 최근 국제동맹군의 공세로 주요 거점인 이라크 모술과 시리아 락까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물리적 거점을 잃고 세력 기반이 약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IS는 이런 국제사회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듯 조직원들이나 포섭된 추종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공격 지령을 내리고 있다.

특히 거점을 떠나 세계로 눈을 돌려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을 선동, 크고 작은 테러를 원격조종하는 전략까지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S가 거점에서 밀려나 ‘칼리프 국가’(초기 이슬람 신정일치국) 수립이 물리적으로 좌절돼도 그 위세를 지키려는 욕구가 변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진단은 IS가 자신들의 이념과 정체성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더 잔학한 테러를 자행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 여러 차례 대형테러와 더불어 각국의 경계수위가 높아지면서 IS의 타깃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럽 내에서도 그동안 IS의 주요 테러 대상이었던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몇 차례 지독한 예방주사를 맞은 뒤 테러 경계를 강화해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쉽지 않은 목표물이 됐다.

올해 들어서만 3차례 테러 공격의 타깃이 된 영국에서는 테러 경계가 대폭 강화됐고 프랑스는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발령, 국가 중요시설과 관광명소에 무장군인을 배치하고 있다.

독일도 지난해 뮌헨 총격 사건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 테러를 겪으면서 테러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반면 그동안 IS의 테러 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의 경우 경계가 느슨한 편이어서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쉬운 목표물이 됐다.

유럽의 핵심에서 테러가 어려워지면 유럽 주변부나 아시아 등지가 대체 표적이 될 것이라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IS의 관심 밖이었던 스페인 제2 도시 바르셀로나가 이번에 테러 대상지로 선정된 배경을 추측해보면 IS 공격의 변화상이 더 명확해진다.

8월의 바르셀로나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유럽의 인기 관광지인 스페인에서는 최근 밀려드는 관광객들의 등쌀에 지역 주민들이 못 살겠다며 관광객을 공격해 문제가 될 정도다.

경계가 느슨한 관광지를 겨냥한 테러 공격은 대형 폭탄테러처럼 치밀한 준비 과정이나 자금이 필요하다거나 테러리스트가 전문적으로 훈련된 IS 조직원일 필요가 없다.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잇단 테러 공격에서 차량이 무기로 사용됐다.

극단주의로 무장한 ‘외로운 늑대’가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에서 차량으로 행인을 덮치는 공격만으로도 충분히 IS가 원하는 세계의 시설을 끌 수 있게 됐다.

이런 형국을 볼 때 국제동맹군이 이라크, 시리아에서 승전고를 울려도 테러 우려는 잦아들지 않을 추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0일 펴낸 보고서도 본거지가 위축된 IS가 국외 공격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위협이 되리라 예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S는 점령지에서 발생하는 석유 수입과 주민에게서 걷는 세금으로 해외 조직원과 추종자들의 돈줄 역할을 하고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세력 확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IS가 온라인상에서 지지자를 선동하고 테러방법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양성하는 것도 문제다.

최근 몇 년간 IS 조직원의 감언이설에 속아 각국 청소년이 IS에 가담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았다.

이제 이들을 점령지로 불러모으는 대신 각자의 거주지 주변에서 크고 작은 테러 공격을 감행하도록 부추기는 방식만으로 세계를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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